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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씨름) 기념우표

튼씩이 2020. 10. 7. 12:35

 

 

씨름은 두 사람이 상대의 허벅지와 허리에 샅바(광목으로 만든 긴 천)를 마주 잡고 힘과 기술로 상대방을 넘어뜨려 승부를 겨루는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이자 운동경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씨름을 통해 서로 단결하고 화합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왔습니다. 2018년 11월 26일, 모리셔스 포트루이스에서 개최된 제13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는 ‘씨름’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남북 최초로 공동등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씨름’ 우표를 발행합니다.

씨름은 고구려 벽화부터 조선시대 풍속화까지 역사적 유물 곳곳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신분을 떠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평등한 운동이자 민속놀이로서, 학계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씨름이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5세기 중엽에 축조된 고구려의 ‘각저총’ 고분에는 두 사람이 힘을 겨루며 씨름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를 볼 때 삼국시대에도 이미 씨름이 성행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초로 씨름이 등장한 문헌인 《고려사》를 보면 충혜왕 즉위년(1330년)에 「왕이 나라의 중요 업무를 폐신 배전과 주주 등에게 맡기고 날마다 내수와 함께 씨름(角力戲)을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의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석보상절》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서도 씨름(角力)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 조선 후기의 세시풍속지 《경도잡지》와 《동국세시기》에 단오의 대표적인 풍속으로 소개되는 등 씨름은 더욱 대중화되었습니다. 이후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1927년 11월 27일에 ‘조선씨름협회’가 창립되었고, 광복 이후에는 ‘대한체육회’의 가맹경기단체인 ‘대한씨름협회’의 요청으로 씨름이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사단법인 대한씨름협회’를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초 남과 북은 각각 2016년 3월과 2015년 3월에 씨름의 문화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는데, 2018년 10월에 한-프랑스 정상회담 기간 중 남북 공동등재에 대해 처음으로 논의하였고, 이후 평양에 유네스코 특사를 파견하는 등 본격적으로 공동등재가 추진되었습니다. 유네스코는 “현대 씨름 용어와 경기 방식 등 일부 차이는 있지만 남북의 씨름은 사회문화적 공통점이 있으며,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서 공동등재를 결정했다”라고 공동등재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로써 씨름은 ‘한국 전통 레슬링(씨름)’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남북 공동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이번 기념우표는 단원 김홍도의 ‘씨름도’를 배경으로 하고, 역동적인 배지기 기술이 돋보이는 큰 우표와 짜릿한 뒤집기 기술이 일품인 작은 우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경기자와 관람자 모두가 흥겨움과 건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민속놀이 씨름의 의미를 이번 우표와 함께 되새겨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