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제4889호) 양반 탈을 잡고 스트레스 날리는 탈춤
튼씩이
2023. 12. 9. 06:52
황금빛 탈을 쓴 그 사람
방울 채찍 손에 들고 귀신 부리네.
빨리 뛰다가 천천히 걸으며 추는 춤은
봉황이 너울너울 나는 듯하구나.
9세기에 최치원(崔致遠)이 지은 <대면(代面)>이라는 시입니다. 특정한 인물이나 동물을 형상화한 탈 곧 가면을 쓰고 나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전통연극을 우리는 탈놀이, 탈춤, 탈놀음이라고 부르는데 처용무, 북청사자놀음, 은율탈춤, 오광대놀이, 송파(양주, 퇴계원)산대놀이, 하회별신굿탈놀이 따위가 있습니다. 위 최치원의 시로 미루어 보면 이미 신라시대에 탈놀이를 즐겼음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그 이전 신석기시대 유적인 부산 동삼동에서 나온 조개탈과 강원도 양구에서 출토된 흙으로 빚은 탈이 있고, 고구려 안악 3호 무덤 벽화에도 탈춤 추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아 탈놀이의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된 듯합니다.

▲ 퇴계원산대놀이에서 왜장녀가 익살스러운 춤을 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