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제4949호) 조선시대, 장애인도 정승 반열에 올라
튼씩이
2024. 5. 26. 08:55
조선시대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과 복지정책은 오늘날보다 훨씬 선진적이었는데 장애가 있어도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벼슬을 할 수가 있었지요. 예를 들면 조선이 세워진 뒤 예법과 음악을 정비하고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 공을 세운 허조(許稠, 1369~1439)는 어려서부터 몸집이 작고 어깨와 등이 구부러진 꼽추였습니다. 하지만 허조는 태종이 선위할 때 '이 사람은 내 주춧돌이다.'라며 적극적으로 추천했고 결국 세종은 그를 좌의정에 올렸지요.
허조는 자기관리가 매우 철저했음은 물론 뇌물, 축재, 여색 등 부정부패와는 정말 완전히 담을 쌓은 벼슬아치였습니다. 자타공인 청백리인 맹사성조차 흑역사가 있었을 정도였지만, 허조는 정말 탈탈 털어도 먼지 한 톨 안 나오던 인물이었다. 이런 철저한 청백리 기질 때문에 조말생이 거액의 뇌물로 치부한 사건이 드러났을 때 세종이 파직하는 걸로 사건을 덮으려 들자 가장 강력하게 맞서서 조말생을 처형하라고 했을 정도였지요.

▲ 사팔뜨기지만 영의정에 오른 체재공 영정(왼쪽,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장애인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홍대용의 《담헌서(湛軒書)》, 1939년, 26.0×16.5cm, 국립중앙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