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367

4월 25일 - 오늘 점심은 나주소반에 조촐한 한식으로 하겠습니다

당초문나주반 조그마한 밥상을 '소반'이라고 하는데 겸상이 아닌 외상 또는 독상으로 혼자 받는 작은 것입니다. 소반은 만드는 곳의 지명에 따라 나주반, 통영반, 해주반, 충주반 따위가 있습니다. 또 쓰임에 따라 식반(食盤, 음식을 차려놓는 상), 주안상(酒案床, 술상), 공고상(公故床, 번..

4월 24일 - 윤달은 혼인하고 수의하기 좋은 달이지요

조선 후기의 학자 홍석모(洪錫謨)가 쓴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윤달은 혼인하기에 좋고 수의(壽衣) 만들기에 좋다. 모든 일을 꺼리지 않는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윤달은 예부터 썩은 달이라고 하여, “하늘과 땅의 신(神)이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쉬는 때로 불경스러운..

4월 23일 - 향기로운 쑥 향기, 쑥버무리의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봄이 오면 들판에서 나물을 캐는 아낙들이 많습니다. 냉이, 달래, 씀바귀, 쑥과 같이 파릇파릇 싹이 올라오는 들판에는 먹을거리가 즐비했지요. 지금은 냉이며 쑥도 잘 포장해서 상품으로 팔고 있지만 예전에는 바구니를 들고나가 논둑이나 밭고랑에서 허리가 아프도록 나물을 캐다가 식..

4월 22일 - 뇌물 받은 관리의 인명록 <장오인록안>을 펼쳐볼까요

성종 7년(1476) 3월 29일(양력 4월 22일) 기록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사헌부(司憲府)에서 아뢰기를, ‘임은(林垠)이 흥덕 현감(興德縣監)이 되었을 때에 오래된 무덤을 발굴(發掘)하여 살이 썩어 없어진 뼈를 그대로 드러내놓은 채 많은 은그릇과 유기그릇을 훔쳐 몰래 본가(本家)로 보냈..

4월 21일 - 일제는 창경궁에 동물우리를 만들어 원숭이를 들였습니다

원숭이랑 곰이 재주를 떤다 조선인들 좋아라 손뼉 치는 밤 손에 든 과자 하나 던져주면 신명은 하늘을 찌르고 피어 문드러진 사쿠라 꽃잎 사이로 저것들 똥냄새 묻어나와 어느새 새하얀 궁궐을 뒤덮는 밤 1909년 순종마음 달래려 구중궁궐 헐어내고 동물 우리 만들었다네 고약한 왜놈 손..

4월 20일 - 곡우가 왔습니다, 백곡이 기름질 것입니다

24절기의 여섯째. 봄의 마지막 절기로, 양력으로 4월 20, 21일 무렵입니다. 청명과 입하(立夏) 사이에 들며 백곡(穀)을 봄비(雨)가 기름지게 한다 하여 붙은 말이지요. 그래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

4월 19일 -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세월을 잊습니다

이맘때쯤이면 앞산, 뒷산 불그스레한 복숭아꽃이 곱게 필 때입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에 등장하는 복숭아꽃도 그런 예쁜 꽃이었을까요? ‘몽유도원’ ‘무릉도원’처럼 신비하고 아름다운 절경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도원(桃源)이라는 복숭아 꽃밭은 중국 송나라 시인 도연명의 ‘..

4월 18일 -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계절, 비의 우리말 이름을 찾아봅니다

겨울 내내 목이 말랐던 꽃들에게 시원하게 물을 주는 고마운 봄비 봄비가 내려준 물을 마시고 쑥쑥 자라는 예쁜 꽃들 어쩜 키가 작은 나도 봄비를 맞으면 키가 쑥쑥 자라지 않을까? 봄비야! 나에게도 사랑의 비를 내려서 엄마만큼, 아빠만큼 크게 해줄래? 홍가은, 강릉 남강초교 3년 파릇..

4월 17일 - 천재시인 이상이 날개를 접었습니다

만 26년 7개월을 삶다간 ‘날개를 펴지 못한 시인’ 이상(본명 김해경)은 1910년 9월 23일 서울 사직동에서 아버지 김연창(金演昌)과 어머니 박세창(朴世昌)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이발소를 했는데 운영이 신통치 않았던 것인지 두 살 때부터 대를 이을 아들이 없는 큰아..

4월 16일 - 조선 시대에 인기 끌었던 이야기꾼을 아시나요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하여 저 멀리 미국이나 영국의 소식도 즉시 알 수 있는 지구촌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통신이 발달하지 못한 옛사람들은 한양에서 일어난 일을 저 아래 남도 사람이 알려면 몇 날 며칠을 기다려야 하거나 아니면 상당한 세월이 흘러야 했지요. 그래서 옛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