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367

3월 6일 - 개구리 깨어나는 경칩은 토종 연인의 날입니다

24절기 가운데 셋째로 맞이하는 날, 경칩(驚蟄)은 ‘일어나다’라는 경(驚)과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이 어울린 말입니다. 곧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뜻이지요. 계칩(啓蟄)이라고도 합니다. 경칩에는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좋고 몸에 좋..

3월 5일 - 음력 2월 초하루는 ‘머슴날’입니다

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 님이 그리워 하도 그리워 십여 년간 머슴살이 하도 서러워 진달래꽃 안고서 눈물집니다. 머슴살이의 고달픔을 나타낸 이흥렬(1900~1980)의 ‘바위고개’ 가사입니다. 이런 머슴살이는 누가 하는 것일까요? 《세종실록》 25권(1461)을 보면 ‘외롭고 가난한 사..

3월 4일 - 숫자 3과 우리 겨레 둘, 삼신할머니와 백일떡

어여쁜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째 되는 날 아침, 아기를 점지하고 산모와 아기를 돌본다는 세 신령, 곧 삼신할머니에게 그동안 무탈하게 돌봐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보살펴달라는 뜻으로 삼신상을 차려드립니다. 아기에게도 무병장수하라고 목에 명주실 타래를 걸어주기도 하지요. 또 이..

3월 3일 - 숫자 3과 우리 겨레 하나, 우리 겨레는 왜 유달리 3을 좋아했을까요

우리 겨레는 오랜 옛날부터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하고 신성시했습니다. <상고사>를 보면 환인은 환웅에게 천부인 세 개와 3,000명을 주어 사람 세상으로 내려가도록 했고, 환웅은 풍사, 우사, 운사 셋을 거느리고 사람들을 다스렸습니다. 그런가 하면 요즘에도 가위바위보를 할 때에 삼..

3월 2일 - 영원한 신라 천 년의 소리가 모든 근심, 걱정을 잠재웁니다

저녁 어스름 감은사 터를 돌아 이견대에 선다 먼바다 끝자락 파도는 넘실대는데 갈매기는 날지 않네 천년 피리소리 파도소리 타고 나그네 귓전을 때리는 밤 솔바람에 옷깃 여미는데 수중릉 가까이서 우러른 하늘가에 유난히 반짝이는 별 오! 그 별 피리불어 우환 잠재운 그 넋 찬란한 신..

3월 1일 - 아, 김동인 그대는 만세 부르던 날 무얼 하셨나요.

아베 씨 내 좋은 아이디어가 있소 광복 두 시간 전 총독부 학무국 동인이 찾아간 사무실 안 침묵이 흐른다 아 아베 씨 좀 보소 그걸 만듭시다 시국에 공헌할 작가 단을 꾸리자고요 아베 머리 절레절레 흔든 뜻은 이런 쓰레기 같은 조선놈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아부하기에 바..

2월 29일 -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를 기억합니다

"만일 너의 생전에 독립을 보지 못하면 너의 자손에게 똑같은 유언을 하여 내가 남긴 돈을 독립 축하금으로 바치도록 하라.” 일평생을 오로지 조국의 자주독립과 민족의 자존을 위하여 싸우다 옥고로 순국한 남자현(南慈賢 1872. 12. 7. ~ 1933. 8. 22.) 여사의 유언입니다. 여사는 효부, 열녀, ..

2월 28일 - 우리 문학을 독자적으로 해석한 책

동해 바다 바로 비단결 같이 고와져 다시 태양을 받아 청명해지며 이무기 ․ 용 ․ 새우 ․ 게 그 생리를 즐기노라 임의 성스러운 덕택 속에 놀아 헤엄치게 할꼬 이는 석재 박효수(石齋 朴孝修)의 시로 《동문선》 7집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시 ‘흥해송라도중관해도(興海松蘿..

2월 27일 - 옛 선비의 자세 넷, 어머니방 군불 때며 그 불빛으로 책을 읽다

“구산이 팔뚝을 들어 보이며 말하기를, ‘나의 이 팔뚝이 책상에서 떠나지 않은 지 30년이 된 연후에 도(道)에 나아감이 있었다’ 하였고, 장무구(張無垢)가 귀양 가서 매일 새벽에 책을 안고 창 아래에 서서 14년을 읽었는데 돌 위에 두 발자국이 남았다. 조중봉(趙重峰) 헌(憲)이 밭두둑..

2월 26일 - 신학기를 앞두고 배우는 옛 선비의 자세 셋, 사랑방 가구 서안

예전 선비들은 책과 멀리 떨어져서 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 꼭 있어야 하는 서안은 선비의 벗이었지요. 서안(書案)은 글을 읽거나 글씨를 쓰거나 간단한 편지를 쓸 때 사용하는 낮은 책상으로 모양에 따라 궤안(机案)과 경상(經床) 두 종류로 나뉩니다. 궤안은 보통 선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