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문화연대
혹시 내가 쓰는 말이 차별 언어? 반팔티 · 결정 장애 ··· 알고 나면 불편한 표현들
튼씩이
2023. 10. 20. 08:28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미래의 진로부터 당장 오늘의 저녁 메뉴까지. 수많은 후보를 간추려 두 개의 선택지가 나왔을 때, 고민이 깊은 사람은 보통 이렇게 말하며 상대방에게 선택을 미룬다. “나 결정장애라, 못 고르겠어.” 계절이 바뀌며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면 우리는 이 옷을 많이 구매했다며, 곧 있을 더위 생각에 눈살을 찌푸린다. “나 어제 반팔 티 샀어!”
여기서 쓰인 ‘결정장애’와 ‘반팔 티.’ 과연 옳은 표현일까? 사실 이 두 표현은 대표적인 장애 차별 표현의 예다. ‘결정장애’는 결정을 못 하는 행위를 ‘장애’로 비하해 표현하는 것으로 이는 장애를 희화화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에게 불편한 감정을 일으킨다. 결정이 어려운 상황일 때는 ‘결정이 힘들다’, ‘우유부단(優柔不斷)’ 등으로 변경해 쓸 수 있다.‘반팔 티’는 소매가 아닌 팔의 길이가 반인 상태를 나타낸다. 티셔츠이기에 굳이 반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소매 길이가 짧은 옷의 상태를 가리켜 반소매 또는 반소매 티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우리가 평소에 바지 길이의 반이라는 뜻으로 반바지라는 말을 사용하지 ‘반다리’로 부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문제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차별 표현인지도 모른 채 일상에서 자주 사용한다. 우리도 모르는 새 문장에 녹아든 표현들. 차별·혐오 표현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중요한 과제이다. 차별·혐오 표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잘못된 표현이 무엇이고, 그 유형은 어떠한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우리가 자주 쓰는 차별 표현을 표로 정리했다.
※ 차별 의미 띠는 표현(20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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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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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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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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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장애)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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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발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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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바퀴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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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의 길이나 두 개 다리를 ‘정상’ 기준으로 하는 편견이 담긴 표현. 바퀴가 하나인 자전거를 의미하기에 사람의 신체인 발로 표현하기에 부적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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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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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저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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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을 치(癡), 어리석을 매(呆) 자를 사용한 비하 표현. 인지에 문제가 생기는 병의 의미가 드러나도록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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뗑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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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떼,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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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환자들이 발작을 일으키는 것에서 비유한 일본어 ‘덴칸’에서 온 말. 아이의 모습과 뇌전증 환자를 회화화하는 것으로 차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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뗑깡부리다
뗑깡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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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 부리다, 떼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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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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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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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는 특정 집단을 '친구'로 묘사하는 시혜적인 태도가 내재된 단어로 차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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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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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 유형에 따라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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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에도 유형이 많고 정도가 다름. 모두 묶어서 '맹인'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차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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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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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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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을 ‘장애인'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쓰면 '장애인'에 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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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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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시각,
편파적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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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차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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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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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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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차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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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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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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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차별적임. ‘꿀 먹은 벙어리’와 같은 속담도 사용에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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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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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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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뚝발이 파(跛), 다닐 행(行)자를 사용해 ‘절뚝거리며 걷는다’는 뜻. 일이나 계획 따위가 순조롭지 못하고 이상하게 진행됨을 비유하는 차별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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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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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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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채무를
연체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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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에 '신용불량자'라는 표현은 없어짐. 금융채무 불이행자, 금융채무를 연체한 자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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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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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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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곧 미성숙하고 서툰 존재라는 편견이 반영됨. 배우는 사람을 ‘가르침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낮춰 보는 인식 반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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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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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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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와 학생이 합쳐진 말. 계약에 의해 정당한 임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의 가치를 드러내는 ‘노동자’를 밝혀 적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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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손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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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소년‧소녀 가정,
비혈연가정
(양부모가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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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 가족이라는 고정관념 및 차별적 인식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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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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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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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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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및 인구의 문제가 여성에게만 할당된 것이 아니지만, ‘저출산’은 여성이 아이를 적게 낳는 것을 말해 그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의미 내포, 아기가 적게 태어나는 현상을 뜻하는 ‘저출생’으로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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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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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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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母)자만 들어가 평등육아 개념에 반할 뿐만 아니라, 아동이 객체화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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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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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비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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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만 주어진 명칭, 미혼모와 미혼부를 차별하는 성불평등 용어이자 결혼을 모두가 해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을 반영한 용어. ‘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낼 필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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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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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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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체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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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심각한 범죄자의 뉘앙스를 전달할 우려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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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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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이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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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근로자)는 국적에 따른 차별적 의미 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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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교육방송 ‘당신의 문해력 플러스’, 부산광역시 차별적 행정 용어 개선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