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은 주시경 선생이 세상을 뜬 지 1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힌샘 주시경은 우리 민족의 정신이 담긴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데 평생을 바친 국어학자이다. 우리 말과 글을 체계화해 ‘오늘의 한글’을 있게 한 선구자의 역할을 하였다.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 맞춤법의 뼈대는 모두 그의 연구로부터 체계화되었다.
‘한글’이라는 이름 역시 주시경이 조직한 ‘국어연구학회’의 우리말 명칭인 ‘배달말글몯음’이 ‘한글모’로 바뀐 데에서 비롯되었다. 주시경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인 ‘말모이’는 1910년대 조선광문회에서 전국 각지의 말을 모아 사전을 편찬하려던 작업이지만 주시경의 이른 서거로 중단되고 만다. 관련 내용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또한 최초의 순우리말 신문이었던 독립신문을 발행하며 한글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처럼 주시경은 일제강점기에도 우리의 정신이 담긴 말과 글을 연구하는 것이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해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는 데 매진한 인물이다.
이러한 주시경의 업적을 기리고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세종특별자치시가 한글학회와 함께 10월 8일 세종시청에서 ‘주시경 서거 1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기념행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한글 운동사를 조명하는 전시 등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는 10월 한 달동안 시청 1층 로비에서 진행되고 전시 작품은 한글학회와 세종국어문화원이 선별한 19개의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주요 사건에는 주시경의 국어연구학회 창립, 가갸날 제정, 조선어학회 사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제62대 한글학회장 김주원의 특강도 ‘주시경 서거 110주년과 한글학회 창립 116주년의 의미’를 주제로 세종시청 4층 여민실에서 공무원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시경은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른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글 역사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주시경이 서거한 지 110년이 지났는데도 주시경 기념관이 하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글의 가치를 더욱 드높이기 위해서, 그 뿌리와 지나온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것 역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 기념관 건립, 세계적인 홍보 등 한글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