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누리집에 우리말 사용도 현황이 어떤지 궁금증을 안고 접속해 보면 실제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어가 쓰이고 있다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누리집에는 멘토링, 팝업존 같은 용어가 아무렇지 않게 쓰이고 있다. 정보를 얻고자 접속한 국민들이 온전하게 누리집을 이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공공기관의 역할
공공기관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국가의 감독 아래 일반 사회의 여러 사람과 관계있는 일들을 처리하는 기관’이다. 여러 사람과 관계있는 일들을 처리하는 기관, 즉 공익을 목적에 둔다. 그렇기에 국민의 이해를 위해서는 보다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누리집을 들어가 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공공기관 누리집에서 보이는 어려운 용어들
위 사진은 공공기관 한국장학재단의 누리집이다. 누리집을 접속했을 때 처음 볼 수 있는 화면이다. 사진 속에는 ‘QUICK MENU, 고졸만JOB, 멘토링’ 외국어들이 보인다. ‘QUICK MENU, 멘토링’은 쉽게 ‘빠른 메뉴, 상담’으로 쓸 수 있다. ‘고졸만JOB’은 처음 봤을 때 어떤 것을 말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고졸만JOB’을 누르면 바로 해당 누리집으로 접속하게 된다. ‘고졸만 JOB’은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이 고졸 채용 관련 정보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구축한 고졸 취업 지원 전용 운영 체제이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운영 체제의 이름을 사람들이 보고 단번에 파악해 더 활발히 이용할 수 있도록 쉬운 용어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국민연금공단 누리집에서도 불필요한 외국어를 볼 수 있었다. ‘팝업존’은 국민연금공단의 여러 안내 사항을 보여주는 창이다. 이는 쉽게 ‘알림창’ 정도로 바꿔 쓸 수 있다. ‘팝업존’을 ‘알림창’ 또는 ‘알림’ 정도로 바꾸는 일이 간단해 보여도 이런 노력들이 공공기관의 외국어 남용을 줄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된다. ‘팝업존’ 옆 ‘ON AIR’라는 외국어도 보인다. 국민연금 온에어는 국민연금 관련 다양한 정보를 담은 누리집이다. ‘ON AIR’는 사전적으로 ‘방송 중인’이라는 뜻이다. 직관적으로 해석해 ‘국민연금 방송 중인’으로 순화하면 어색하니 어떤 내용인지를 알 수 있는 표현으로 순화가 필요해 보인다.
공공기관에서 공식으로 작성하는 서류인 공문서에도 외국어가 남용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익을 위하는 공공기관은 소수의 국민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우리말을 사용함으로써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국민들이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