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왕실문화 인문강좌(국립고궁박물관)
궁중장식화 - 궁중장식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2)
튼씩이
2022. 7. 29. 07:43
(2) 길상적 상징물: 십장생도, 해학반도도, 책거리
길상적인 의미를 가진 동식물이 하나의 세트를 이루어 화제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십장생도이다. 십장생도는 장수하는 자연물을 그린 축수용 그림이다.6) 실상 장생물은 고정되었던 것은 아니고 13가지 장생물 중에 선택되었다. 해, 달, 구름, 산, 물, 돌, 학, 사슴, 거북, 소나무, 대나무, 영지, 천도복숭아 등이다. 이들을 장생물이라 인식하는 것은 중국 고대의 의장에서 자주 발견되지만 ‘십장생’이란 용어는 조선에서 고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학반도도는 바다, 학, 반도가 중심이 되는 장생도의 하나이다.7) 십장생도 중에 주로 바다 주변의 풍경이 넓게 확장된 구성을 띠고 있다. 19세기말 이후 크고 화려한 병풍으로 그려져 대한제국기 황실의 위용을 과시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책거리는 책과 여러 장식물로 꾸민 것으로 책가도라고 하기도 한다.8) 서가가 있는 유형과 서가가 없는 유형으로 나뉠 수 있는데, 서가가 있는 유형은 책만 가득한 것과 기복적인 장식이 함께 들어간 것들로 나뉠 수 있다. 서재의 분위기를 환기시키기에 왕의 편전이나 동궁에 설치되었다고 추정한다. 중국풍의 고동기와 서양의 자명종, 그 밖에 수선화나 괴석과 같이 선비의 서재에 어울리는 아취 있고 귀한 물건들이 장식되어 있다.
6) 박본수, 「오리건대학교박물관 소장 십장생병풍(十長生屛風) 연구」, 『古宮文化』2(2008).
7) 김수진, 「제국을 향한 염원: 호놀룰루 아카데미 미술관 소장 <海鶴蟠桃> 병풍」, 『美術史論壇』28(2009).
8) 강관식, 「영조대 후반 책가도(冊架圖) 수용의 세 가지 풍경」, 『미술사와 시각문화』22(2018); 정병모, 『책거리 : 세계를 담은 조선의 정물화』(다할미디어,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