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탐구 - 킬라우에아산 ‘폭파’? 누가 그랬대?

지난 5월, 미국 하와이 제도의 하와이섬 동남쪽 끝에 위치한 킬라우에아산이 폭발했다. 화산의 폭발로 뿜어져 나온 용암이 인근 주택가까지 흘러내려 거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일이 벌어지고, 진도 5.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는 등 계속되는 피해로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킬라우에아산은 화산 활동이 활발하여 화산 활동과 용암을 구경하려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화산이라고 하면 땅속에 있는 가스, 마그마 따위가 지각의 터진 틈을 통하여 지표로 분출하는 지점을 가리킨다. 이러한 장소에는 분출물들이 쌓여 생겨난 화산체나 폭발과 함몰로 인해 생기는 오목한 땅, 균열 따위가 생기는데 이러한 지각 구조들을 화산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백두산과 한라산과 역시 화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화산 폭발’이란 폭발로 인해 화산에서 대기나 지표면으로 고체, 유체와 기체 형태의 물질이 분출되는 과정을 말한다. 여기서 ‘폭발’은 불이 일어나며 갑작스럽게 터짐을 뜻한다.

 

 

그런데 발음과 뜻이 비슷해서인지 ‘화산 폭발’을 ‘화산 폭파’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폭발’과 ‘폭파’를 합쳐 놓은 듯한 ‘폭팔’이라는 잘못된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 화산은 ‘폭발’한다. ‘폭파’하지 않는다. ‘폭발’은 의도적으로 터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현상에 의한 것이나 실수로 터지는 경우에 주로 사용한다.

 

킬라우에아산이 폭발해 관광 사업에 피해가 예상된다.

과열로 인한 발전기의 폭발로 비닐하우스가 전소되었다.

 

반면 ‘폭파’는 어떠한 것을 폭발시켜 부숨을 뜻하는 말이다. 즉, 특정 대상이 폭발함에 있어 누군가의 의지가 포함된 행위로 볼 수 있다.

 

인부들은 낡은 건물을 폭파 작업을 시작했다.

군은 적군의 보급로인 동굴을 폭파하기로 결정했다.

 

화산이 폭발하는 것은 자연 현상이다. ‘화산 폭파’라는 표현은 누군가가 화산이라고 하는 자연물을 의도적으로 폭발시켜 부수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폭발’과 ‘폭파’가 잘 구분되어 쓰였으면 한다. 덧붙여 하루빨리 킬라우에아산의 화산 폭발이 멈춰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길 바라며, 화산 폭발로 인한 피해가 어서 복구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