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제4795호) 오늘은 조선총독부가 창씨개명을 시작한 날
튼씩이
2023. 2. 11. 12:22
1940년 오늘(2월 11일)은 일제가 <창씨개명(創氏改名)>을 시작한 날입니다. 조선총독부는 1939년 11월 10일, 조선총독부는 '조선민사령(朝鮮民事令)'을 개정(제령 제19호)하여 일제 황민화정책(皇民化政策)의 하나로 강제로 조선 사람의 성을 일본식으로 고치게 한 것이지요. 그런데 창씨개명을 접수하기 시작한 이틀 만에 87건이 접수되었습니다. 특히 그날 아침 관리들이 문을 여는 시각을 기다려 가장 먼저 달려가 ‘향산광랑(香山光郞)’이란 이름으로 등록을 마친 사람은 조선 최고의 작가라는 이광수였습니다.
그는 창씨개명을 한 변명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가 향산(香山)이라고 일본적인 명으로 개한 동기는 황송한 말씀이나 천황어명과 독법을 같이하는 씨명을 가지자는 것이다. 나는 깊이깊이 내 자손과 조선민족의 장래를 고려한 끝에 이리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굳은 신념에 도달한 까닭이다. 나는 천황의 신민이다. 내 자손도 천황의 신민으로 살 것이다. 이광수라는 씨명으로도 천황의 신민이 못 될 것이 아니다. 그러나 ‘향산광랑(香山光浪)’이 조금 더 천황의 신민답다고 나는 믿기 때문이다.”

▲ 1940년 매일신보에 실린 이광수의 창씨개명을 권고하는 논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