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제5136호) 102년 전 일본에서 벌어진 조선인 대학살

튼씩이 2025. 9. 1. 17:31

 102년 전(1923년) 오늘 9월 1일은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날입니다. 리히터 지진계로 7.9도를 기록한 이날의 대지진을 일본에서는 관동대진재(関東大震災)라 부르는데 우리는 이날을 조선인 관동대학살의 날로 기억합니다. 관동대지진은 일본이 명치유신 뒤 근대사회로 진입하여 맞이한 가장 큰 재난이었습니다. 지진으로 도쿄, 요코하마를 중심으로 한 관동지방에 수많은 이재민과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도쿄 일대가 잿더미로 변하는 등 상당한 재산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무고한 조선인들이 일본의 군경과 민간인에게 학살당하는 만행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 때 학살당한 조선인 수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상하이 임시정부의 기간지인 《독립신문》에 발표된 학살자 수는 6,661명에 이릅니다. 경찰이 계엄령을 선포한 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탄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라는 유언비어가 경찰에 의하여 유포되었고 일본 민간인 자경단(自警団)이 조선인을 무차별로 학살한 것입니다.

 

▲ 아라카와 강변에 일본 시민들이 세운 조선인 학살 추모비

 

그때 요코하마, 아라카와 강변, 치바현 나기하라 등을 포함한 도쿄의 여러 곳에서 조선인 학살이 자행되었는데 지금도 도쿄위령당(납골보존) 지하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채 100년째 잠들어 있는 조선인 주검은 돌아 올 기미가 없습니다. 더더욱 중일전쟁(1937) 때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남경(南京)대학살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으나 관동대지진 때 학살된 조선인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채 일본의 뜻있는 시민들이 추도비를 세우고 이를 밝혀왔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