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 3712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출판사 리뷰  어느 가을 아침,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가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의 습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마을 주민들의 의심은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에게 향한다. 사람들은 카야를 문명의 수혜를 받지 못한 야만인이라 여겼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랫동안 자연을 벗 삼아 삶의 교훈을 스스로 깨친 카야는 누구보다도 예민한 감성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생을 유지하던 카야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오고, 마을 청년 둘이 그 독특한 매력에 끌려 다가온다. 으스스한 야생성과 마술적인 매혹을 한 몸에 지닌 카야, 거부할 수 없는 남성적 매력을 지닌 체이스, 습지를 이해하는 완벽한 짝 테이트. 그저 순리대로 흘러갈 것 같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급류를 ..

(얼레빗 제5062호) 오늘 우수, 유년의 봄날이 흑백 필름으로 돌아

우수 무렵                                        - 김경실​      여린 살 차가와 선뜻 다가서지     못해 동구 밖 서 있었습니다.​      몇날 며칠 헤살대던 바람     지나는 마을마다 무작정 풋정     풀어놓고 입춘 지나 저끝     마라도로부터 북상해 갔습니다.​      버들강아지 산수유 제가끔 제     몫으로 이 나라 산야에서     야무지게 봄물 오를쯤​      이젠 옛이야기로 남은 허기진     유년의 봄날이 흑백 필름     거꾸로 돌아     모두 한꺼번에 살아옵니다.     우수 무렵  ▲ 오늘은 우수, 대동강물도 풀려 빨래하기 좋아(그림 이무성 작가)  위는 김경실 시인의 시 입니다. 시인은 우수가 되니 “얼여린 살 차가와 선뜻 다가서지 ..

한국형 잠수함 기념우표

“한 사람이 제대로 길목을 지키면 능히 천 명을 두렵게 할 수 있다. (일부당경 족구천부(一夫當逕 足懼千夫))”, 1597년 명량해전에 앞서 이순신 제독께서 장병들을 모아 놓고 하신 말씀입니다. 그로부터 400년이 지난 현재의 관점에서 “일부당경 족구천부(一夫當逕 足懼千夫)”는 잠수함의 특성과 전략적인 가치를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실제 잠수함은 세계 해전의 역사에서 첨병과 같은 임무를 수행해 왔습니다.한국형 잠수함(KSS*)은 독일과 협력을 통해 1992년에 ‘장보고급 (KSS-Ⅰ)’을 한반도 해역에 최초로 실전에 배치하여 잠수함 독자적 건조를 위한 기반을 갖추었으며, 2000년대에 다국적 해상 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 참가를 통해 우리나라의 잠수함 성능을 입증하였습니다. 2011년..

(얼레빗 제5061호) 일식과 월식이 있으면 구식례를 행했다

“5경(3시와 5시 사이)에 개기월식을 하였다. 대궐 뜰에서 월식을 구제하는 의식을 했다. 승지 1명과 사관(史官) 2명이 관상감의 관원 5명을 거느리고 오방(동서남북과 중앙)에 장막을 쳐놓고 오색 깃발 각 1개와 창ㆍ긴창ㆍ검(劍)ㆍ극(戟,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진 긴 창)ㆍ창(槍, 긴 나무 자루 끝에 날이 선 뾰족한 쇠촉을 박아서 던지고 찌르는 창) 각 5개와 징 5개를 설치하고 악공으로 하여금 징을 치게 하다가 달빛이 다시 둥그렇게 된 뒤에 끝냈다.“ ▲ 붉은 달과 개기월식이 보여주는 장관(오종실 작가) 이는 《선조실록》 184권, 선조 38년(1605년) 2월 16일 기록입니다. 일식(日蝕) 곧 해가림과 월식(月蝕) 곧 달가림은 요즘뿐이 아니고 고려, 조선시대에도 있었는데 이 해가림과 달가림이 있으면..

우리 토박이말의 속살 15 - ‘본풀이’

‘본풀이’는 무속의 제의인 ‘굿’에서 쓰는 낱말이다. 굿은 여러 ‘거리’로 이루어지는데, 거리마다 한 서낭님을 모시고 굿을 논다. 이를테면 ‘가망거리’에서는 가망서낭님을, ‘제석거리’에서는 제석서낭님을, ‘장군거리’에서는 장군서낭님을 모시고 논다. 굿거리의 짜임새는 대체로 맨 먼저 서낭님을 불러 모시고, 다음에 서낭님을 우러러 찬미하여 즐겁게 해 드리고, 이어서 굿을 벌인 단골의 청원을 서낭님께 올리고, 다음에는 단골의 청원에 서낭님이 내려 주시는 공수(가르침)를 받고, 마지막으로 서낭님을 보내 드리는 차례로 이루어진다. ‘본풀이’는 이런 굿거리의 차례에서, 서낭님을 불러 모시는 맨 처음 대목에 무당이 부르는 노래면서 이야기다. 노래에 담긴 이야기는 불러 모시고자 하는 서낭님이 어떻게 해서 서낭님의 몫을..

(얼레빗 제5060호) 우리땅에 맞는 농업서 《농사직설》

"《농사직설(農事直說)》을 여러 도(道)의 감사와 주ㆍ군ㆍ부ㆍ현과 서울 안의 2품 이상의 관원에게 나눠주고, 임금이 말하기를 '농사에 힘쓰고 곡식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왕정(王政)의 근본이므로, 내가 언제든지 농사에 정성을 쏟는 것이다.' 하였다." 이는 《세종실록》 47권, 세종 12년(1430년) 2월 14일 기록입니다. 세종 때 정초(鄭招)ㆍ변효문(卞孝文)이 펴낸 《농사직설(農事直說)》은 우리나라 풍토에 맞는 농사법을 찾아서 쓴 것으로 그동안 중국에만 의존했던 농사에서 벗어난 획기적인 농업서입니다. 나라의 뿌리인 농사가 생산력이 현저히 낮아지자, 백성의 생활은 날로 어려워졌는데 이를 안타까이 여긴 세종임금은 고민 끝에 이런 현상이 조선 풍토에 맞는 농사법이 없어서임을 깨닫고 마침내 각 지방에 농사 ..

‘진주만’은 원래 이름 ‘펄하버’로 불러야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1년 12월 7일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하여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일본식 지명 ‘진주만’이란 이름을 아무 비판 없이 쓰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그 개선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미국 하와이 펄하버 국립기념관(Pearl Harbor National Memorial)을 찾아 둘러보면서, 이곳 지명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본래 이 지역은 진주조개가 많이 잡히던 곳이라, 원주민들은 “진주조개를 잡던 곳”이라는 의미의 와이모이(Wai Moi)라 불렀다. 따라서 이 지역을 가리킬 때는 원어의 의미와 발음을 존중하여 펄하버(Pearl Harbor) 또는 와이모이라고 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 파괴된 오..

녹조 독소가 낙동강 주민 콧속에서 검출되다

2011년 10월 30일, 4대강 사업 준공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행사가 경기도 여주시 이포보에서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안전하고 행복한 강을 국민에게 돌려 드렸다”라고 자축했다. 준공식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은 2012년 7월 낙동강과 금강에서 녹조가 관찰되었다. 특히 낙동강에서 발생한 녹조는 상류 상주보에서 하류 창원 본포교까지 전 구간에 걸쳐 녹조가 발생하여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녹조는 수온이 높은 여름만 되면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 4대강 담수 첫해인 2012년 여름 발생한 함안보 녹조. (출처: 대구환경운동연합) ▲ 2024년 여름 낙동강 칠서취수장 앞이 녹조로 뒤덮혀 있다. (출처: 대구환경운동연합) 녹조에서 발견되는 남세균을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

「수운교 삼천대천세계도」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예고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수운교 삼천대천세계도」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하고, 「칠곡 구 왜관성당」, 영화 「낙동강」, 「돈」, 「하녀」, 「성춘향」 5건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였다. 이번에 등록 예고한 「수운교 삼천대천세계도」는 불교의 수미세계도의 형식을 빌려 민족종교인 수운교의 세계관을 상ㆍ중ㆍ하 3단으로 표현한 종교화이며, 수운교의 교리로 평가된다.* 수운교(水雲敎) : 1923년에 창시된 민족종교로,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崔濟愚, 1824~1864)의 호 수운(水雲)에서 따온 명칭임* 수미세계도(須彌世界圖) : 불교의 수미산을 중심으로 한 우주관을 표현한 종교화 ▲ 수운교 삼천대천세계도 가로 239.5cm, 세로 162cm의 화면을 크게 3단으로 구분해 각각 부처, 하늘, 인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