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 때에 중국에서 가져온 편종에는 그림이 있어 사치스럽고 화려하였사오며, 병술년에 중국에서 내린 편종(編鍾)은 그림이 없으며 질박하고 검소하였습니다. 앞으로 어느 종의 체제에 따라서 주조하오리까. 제향(祭享)에는 검소한 악기를 쓰고 조회에는 화려한 악기를 쓰는 것이 어떠하오리까.’ 하였사오니, 청하옵건대 편종의 체제는 몸체의 두꺼움과 얇음을 좇아 주조하되 모두 병술년에 중국에서 내린 편종의 체제를 따라서 주조하게 하소서.”
이는 《세종실록》 43권, 세종 11년(1429년) 3월 13일 기록으로 예조에서 중국 편종의 체제에 따라 종 주조하기를 건의했다는 내용입니다. 편종(編鐘)은 16개의 구리종을 두 단의 나무틀에 매달아 각퇴 곧 쇠뿔로 만든 채로 쳐서 소리를 내는 한국의 전통 타악기입니다. 주로 궁중의 제례악이나 당악 계열의 곡에서 연주되며, 웅장하고 날카로운 금속성 음색이 특징입니다.

▲ 궁중음악의 상징적인 악기인 편종(編鐘)
16개의 종은 크기와 모양이 모두 같지만, 두께에 따라 음높이가 결정됩니다. 종이 두꺼울수록 높은음이 나고, 얇을수록 낮은음이 납니다. 12율(기본음)과 4청성(높은음)을 합쳐 모두 16음을 낼 수 있습니다. 틀의 양 끝에는 용머리가 장식되어 있고, 받침대에는 사자 모양의 목사자가 배치되어 있어 궁중 악기 특유의 화려함을 보여줍니다. 고려 예종 11년(1116년)에 송나라로부터 처음 들어왔으며, 이후 조선 세종 때 주종소(鑄鐘所)를 설치해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구리와 주석을 혼합하여 거푸집에 부어 만듭니다.
'사진이 있는 이야기 >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라석의 차와 시서화] 6, 오늘 우리가 고운의 문장 속 차를 다시 읽는 까닭 (0) | 2026.03.14 |
|---|---|
| 원자력발전소는 혐오시설인가, 효자시설인가? (0) | 2026.03.14 |
| (얼레빗 제5210호) 대한민국 역사의 첫 탄핵 대통령은 이승만 (0) | 2026.03.14 |
| 「안동 학남고택」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0) | 2026.03.11 |
| (얼레빗 제5209호) 담합 또는 카르텔은 우리말로 ‘짬짜미’다 (0) | 2026.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