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면(東北面) 길주(吉州) 명간령(明間嶺)의 잉읍암(仍邑巖)에 돌이 있는데, 그 우는 소리가 종소리와 같았다. 사신을 보내어 해괴제(解怪祭)를 지내게 했다.” 이는 《태종실록》 3권, 2년(1402) 1월 1일 자에 있는 기록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만도 무려 1,223번이나 등장할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옛사람들은 '해괴제'라는 제사를 지내 신들을 달래려고 했지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보면 지진ㆍ해일 같은 재앙과 부엉이가 울 떼에 해괴제를 지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물론 노루나 표범이 한양 도성 안에 들어오거나 벼락이 떨어져 사람이 죽었을 때 또는 바닷물이 붉어지는 적조현상이 생겼을 때도 해괴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발이 다섯 달린 소가 태어나거나 나흘 동안 맷돌 가는 소리가 나도 해괴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 조선시대 지진은 물론 부엉이만 울어도 해괴제를 지냈다.(그림 이무성 작가)
《고려사(高麗史)》 현종 14년(1023) 5월 조에 “금주(金州:김해)에 지진이 있었다. 이때부터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 해괴제 지내기 시작했다.”라는 기록을 보면 이미 고려 때부터 해괴제는 시작되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조선 성종 때에 보면 “이달 9일에 경성에서 지진이 있었는데, 그 지진이 일어난 까닭을 생각해 보니 잘못은 진실로 나에게 있으므로, 매우 간절하게 두려움을 느낀다.”라며, 재앙을 임금 자신의 부덕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자연재해와 정치와는 무관한 것이지만 올바르지 않은 마음가짐으로 인해 재앙이 일어난 것으로 보는 임금의 자기 성찰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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