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의 제목을 보고 어색한 점을 찾을 수 있는가? ‘몇 일’, ‘웬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든다. ‘몇 일’은 ‘며칠’로 ‘웬지’는 ‘왠지’로 바꿔 써야 옳은 맞춤법이다. ‘몇 일’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며칠’은 어원적으로 몇 + 일이 아닌 몇 + 을의 합성어로 ‘사흘’, ‘나흘’에 있는 것과 같은 ‘을’이 쓰였다. 마찬가지로 ‘웬지’도 없는 표현이다. ‘왠지’는 ‘왜인지’의 줄임말로 왜 그런지 모르게, 뚜렷한 이유도 없이를 뜻하는 부사이다. ‘웬’은 ‘어떠한’을 나타내는 관형사로 뒤에 있는 단어를 꾸며준다. ‘웬일’, ‘웬만하면’ 등 대부분 ‘웬’을 사용한다. 쉽게 말해 ‘왠지’만 ‘왠’을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이렇듯 사람들이 쉽게 틀리는 맞춤법이 많다. 독립된 단어는 아니지만 ‘로서/로써’, ‘돼/되’를 잘못 사용하는 예도 매우 많다. 맞춤법을 틀리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배우면 된다. 그러나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등 맞춤법과 관련된 책을 쓴 이주윤 작가는 인터뷰에서 맞춤법은 신뢰의 문제라고 말했다. 왠지 호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모른다면 알아가면 되지만 최소한의 맞춤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출처 : 잡코리아)
위에 나온 사진은 지난해 10월, 잡코리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이다. 이 설문조사에서 인사 담당자들은 가장 많이 틀린 맞춤법은 ‘로서/로써’, ‘몇 일/며칠’ 순이라고 밝혔다. 역시 헷갈리는 맞춤법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지원 서류에서 맞춤법을 틀린다면 10명 중 3명의 담당자가 탈락시킨다고 말했다. 이렇듯 맞춤법은 취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서로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
맞춤법을 전부 아는 것이 가능할까?
맞춤법을 전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띄어쓰기만 해도 한글 맞춤법 57개 항 중 10개 항을 차지한다. 그만큼 방대하다. 전 국립국어원장이었던 이상규 교수도 띄어쓰기에 자신이 없다고 할 정도이다. 헷갈리기 쉬운 표현도 많다. 흔히 많이 틀리는 ‘잊혀지다’는 이중피동이다. ‘잊히다’가 맞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잘못 알려지는 단어들도 있다. 영화 ‘베테랑’에 “맷돌 손잡이를 어이라고 해요 어이 ~ 지금 내 기분이 그래... 어이가 없네”라는 대사가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맷돌 손잡이를 ‘어이’로 잘못 알고 있다. ‘어처구니’를 맷돌 손잡이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맷손’을 맷돌 손잡이라 정의한다. 너무 많은 정보나 잘못된 내용이 퍼져 맞춤법이나 단어의 뜻을 잘못 아는 경우가 흔하다.
맞춤법이나 단어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모르는 것이니 배우고 다음에 제대로 사용하면 모두 가벼운 일로 넘길 수 있다. 더불어 신조어, 고의적인 맞춤법 파괴 현상에 대해서도 관대할 필요가 있다. 개성을 표현할 수 있고 창의성까지 발휘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맞춤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정확히 알아야지 맞춤법 변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도 가장 기본적인 맞춤법을 꼭 지키자.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10기 송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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