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서귀포를 아시나요 - 서명숙

튼씩이 2023. 11. 8. 15:54

 

 

서명숙이 제주에서 시작한 길은 규슈올레, 몽골올레, 스위스올레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백두산 자락, 두만강변에 있는 도시로 향한다. 어머니의 고향 서귀포에서 아버지의 고향 무산까지 남북을 잇는 피스(peace)올레를 내고 그 길을 사람들과 같이 걷고 싶다는 꿈을 담아 그 첫걸음을 『서귀포를 아시나요』에서 시작한다.

 

서명숙은 터키 이스탄불과 프랑스 프로방스 못지않은 중층적 매력을 지닌 서귀포라는 소도시에 켜켜이 쌓인 역사의 지층도 들춰내 환기해준다. 서복공원 절벽에서 스러진 4·3 희생자들, 일제강점기 강제노동에 시달린 제주 삼촌들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을 걷고 또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 이면의 슬픔을 실감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이면 50주기를 맞는 서귀포판 세월호 ‘남영호 사건’의 악몽을 희생자 가족의 증언으로 생생하게 소환하며 우리가 왜 아픈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