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문화연대

우리말로만 지어진 제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튼씩이 2024. 2. 20. 09:59

지금 당장 주위를 둘러보자. 지금 입은 옷, 시켜 먹은 배달 음식, 손에 쥔 전화, …. 이 가운데 제품이나 기업의 이름이 우리말로만 이루어진 경우가 몇 개나 될까? 일상을 이루는 사소한 물건의 이름에도 외국어가 넘쳐나는 요즘, 일상에서 접하는 물건 가운데 우리말을 사용한 제품을 찾아보자.

 

신송식품은 즉석조리 찌개 제품의 이름을 ‘오롯한’으로 지었다. ‘오롯하다’는 ‘부족함 없이 완벽하다’라는 의미의 순우리말 단어이다. 신송식품의 관계자는 “부족함 없이 온전하다는 뜻의 제품명처럼, 일반적인 제품보다 넉넉한 용량으로 소비자들이 부족함 없이 드실 수 있게 담아냈다.”라고 전했다.

 

 

 

 

빙그레의 냉장 주스 ‘따옴’은 자연에서 갓 따왔다는 의미의 순우리말 제품이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제품 자체에 설탕이나 인공색소 등 합성첨가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천혜향, 한라봉, 청귤을 조합한 ‘제주에서 갓 따옴’과 석류와 크랜베리를 조합한 ‘나를 위해 갓 따옴’은 시장에 선보인 후 석 달 만에 누적 백만 병 이상 판매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씨제이(CJ)제일제당의 장수제품 ‘다시다’ 또한 순우리말 제품이다. ‘맛이 좋아 입맛을 다시다’는 뜻으로, 사내공모를 통해 지어진 이름이다. 당시 미원, 미풍 같은 한자 이름을 사용하던 경쟁사와 달리 다시다는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다시다는 지난 1975년 처음 출시된 뒤로 국내 조미료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풀무원은 우리말로 된 제품 중에서도 긴 이름을 애용한다. ‘씻고 자를 필요가 없어 간편한 미역국거리 미역’, ‘자연의 순리대로 길러낸 김 바다 섬김’, ‘바로 무쳐먹는 오이지’, ‘새콤달콤 초밥용 유부’ 등 제품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우리말로 지은 제품 이름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풀무원 김 담당의 신유철 피엠(PM)은 “제품 이름을 우리말로 지으면 주부들이 기억하기도 쉽고 제품의 특성이 잘 드러나서, 김을 처음 선 보일 때부터 우리말 이름을 사용했다”며, “처음에는 이름이 길어서 힘들었지만, 우리말에다가 긴 이름이라 더 기억에 남아 매출에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제품 이름을 넘어 기업 이름을 우리말로 지은 기업도 있다. 해찬들, 오뚜기, 풀무원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해가 가득 찬 들녘이란 뜻의 ‘해찬들’은 맛의 행복을 통한 풍요로움을 추구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국내 고추장 시장과 된장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오뚜기’는 넘어져도 금방 다시 일어나는 장난감인 ‘오뚝이’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예전부터 늘 함께한 소중한 친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풀무원’의 이름은 대장간에서 쇠를 달구기 위해 뜨거운 바람을 넣는 기구 이름인 ‘풀무’에서 비롯되었다. ‘풀무질로 쇠를 유용한 농기구를 만들 듯이 세상에 필요한 기업, 제품, 사람이 되겠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풀무원은 제품 대부분을 우리말 이름으로 지었으며, 앞서 소개한 제품 말고도 찬마루(밥상을 차리는 마루), 생가득(생생함이 가득하다) 등의 상호 또한 우리말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말 제품은 ‘자연에서 갓 따옴’, ‘새콤달콤 유부초밥’처럼 사전 정보 없이도 제품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 외래어가 들어간 제품보다 소비자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특히 식품은 이름을 우리말로 지었을 때 맛과 신선함 등의 특징을 더 와닿게 표현할 수 있어 시장 경쟁에서도 유리하다. 물론 제품 이름을 우리말로 짓는다고 해서 반드시 매출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다만, 제품의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우리말 이름을 가진 제품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매출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라도, 우리말로 된 제품은 세상에 더 많아져야 한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0기 안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