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6일, 일본에서 열리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 조사차 일본을 방문한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일본 요나고 공항에서 2시간 동안 조사받는 일이 일어났다. 서 교수의 사회관계망에 따르면 요나고 공항 측은 조사서에 가족의 이름과 성별까지 상세히 적으라 요구했으며, 여행용 가방까지 샅샅이 뒤졌다. 서 교수가 조사받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사례로 독도에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이 독도의 이름으로 주장하는 ‘다케시마’가 순우리말에서 비롯된 이름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다케시마’도 결국은 순우리말 ‘대섬’에서 유래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기 시작한 1900년대 이전에 일본은 울릉도를 ‘다케시마(죽도)’라고 불렀고, 독도는 ‘마쓰시마(송도)’라고 불렀다. 일본은 ‘울릉도는 대나무가 자라기 때문에 죽도(다케시마)라고 칭했고, 독도는 울릉도와 가까운 섬이기에 대나무와 같이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를 붙여 송도(마쓰시마)라고 칭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울여대 정연식 명예교수에 따르면 ‘죽도’라는 이름은 원래 대나무의 뜻을 가지지 않는다. 우리 조상은 울릉도를 ‘대섬’이라 불렀는데, ‘대섬’의 ‘대’는 대나무가 아닌 ‘크다’를 뜻하는 고대 우리말 ‘다르’가 변형된 순우리말이다. 과거 일본에서 독도를 가리켰던 ‘송도(마쓰시마)’ 또한 작은 섬을 부르는 우리말 옛 이름인 ‘솔섬’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소나무의 뜻을 가지게 된 것이다.
즉, 정 교수에 따르면 우리 조상들은 울릉도와 독도를 크고 작은 섬이라는 의미로 ‘대섬’, ‘솔섬’으로 불렀으나 후대에 울릉도와 독도가 한자로 표기되면서 ‘죽도’, ‘송도’가 되었고, 일본은 이 한자 표기를 그대로 따라 불렀다는 것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예로부터 수많은 근거로 반박되었다. ‘다케시마’가 순우리말 ‘대섬’에서 나온 말이라는 근거 또한 그 수많은 근거 중 하나일 뿐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가 있는 만큼, 대한민국 국민에게 독도는 너무나 당연한 우리 땅이기에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본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소리가 크지만, 한편에서는 어차피 우리가 훨씬 유리한데 오히려 세게 반응한다면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본이 모든 초등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싣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이라는 강점을 살려 독도를 문화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등 과하지 않는 선에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10기 강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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