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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처리로 되살아난 독립운동 기록물

튼씩이 2024. 9. 5. 11:42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센터장 박종서)는 지난 2022년부터 진행한 국가등록문화유산 《장효근 일기》와 《대동단결선언문서》의 보존처리를 끝냈다.

 

《장효근 일기》는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인 장효근 선생이 1916년부터 1945년까지 작성한 일기로,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양력 달력 인쇄물인 <조선민력>의 지면을 일기장으로 활용하였다. 모두 30권 가운데 현재 3권(1925년, 1934년, 1937년)을 뺀 27권이 전해지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사회상과 국제 정세, 33인의 독립선언과 3·1만세운동 이후의 정황 등 독립운동과 관련한 기록이 있어 역사적 값어치를 인정받아 2018년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 장효근(1867~1946): 제국신문(帝國新聞), 만세보(萬歲報) 등의 창간과 발행을 통해 애국계몽운동에 참여

* 조선민력(朝鮮民曆): 조선총독부에서 1911년부터 1945년까지 발행한 양력 달력으로, 일본 연호가 사용됨.

 

▲ 《장효근 일기》 보존처리 전·후 견줌

 

▲ 《장효근 일기》 보존처리 과정

 

《장효근 일기》가 기록된 <조선민력>은 우리나라 한지와 다르게 양지로 제작된 인쇄물이다. 보존처리 전 조사 결과, 사용된 종이는 침엽수 쇄목펄프와 화학펄프를 단독 또는 혼합하여 만들어졌으며, 먹과 청색의 수성 잉크를 썼음을 확인하였다. 이 같은 재료의 특성으로 인해 결실, 찢김 등의 물리적 손상과 함께 습기에 의한 오염, 먼지, 이물질, 이염, 잉크 얼룩 등 여러 가지 손상이 진행된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양지의 가장 큰 손상 요인은 종이의 산성화이기 때문에 이번 보존처리 때에도 유물을 해체 뒤 탈산처리를 진행하였으며, 물리적 손상으로 없어진 부분은 양지보다 보존성이 좋은 닥나무 섬유가 함유된 종이를 염색하여 최대한 원형을 살려 복원처리 하였다. 그 결과, 찢어지거나 접혀 확인이 어려웠던 부분의 글자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 탈산처리: 산화마그네슘(MgO)을 분사하여 종이의 산성도를 pH 7 이상으로 높여줌으로써 산성화를 예방하는 보존처리 과정

 

함께 보존처리를 끝낸 《대동단결선언문서》는 독립주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독립 운동가들의 대동단결과 임시정부 수립을 촉구하는 선언서로, 신규식, 조소앙 등 나라 밖 독립운동가 14명이 통합된 독립운동조직을 결성하려는 뜻을 가지고 민족대회를 소집하기 위해 1917년 작성한 국한문 혼용 문서이다. 당시 다양하게 전개되던 독립운동의 이론을 결집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2015년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 《대동단결선언문서》 보존처리 뒤

 

《대동단결선언문서》도 양지로 제작되었으며, 보존처리 전 전체적으로 종이가 갈변되고 일부 얼룩과 찢김으로 인한 손상과 결실이 있는 상태였다. 이에 탈산처리 뒤 본문과 표지, 결실부를 보강 처리하여 복원을 끝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보존처리를 마친 《장효근 일기》와 《대동단결선언문서》를 소장처인 독립기념관으로 반환될 예정이며, 앞으로도 독립운동을 비롯한 근현대역사를 담은 기록유산의 보존처리를 지속해서 실시할 계획이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