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늘 자 전라매일에 올라온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우리말 바로 쓰기에 앞장섭시다 http://www.jlmaeil.com/default/index_view_page.php?part_idx=194&idx=121170
말은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고 합니다. 말이 흐트러지면 우리의 생각과 마음도 흐트러지기 마련입니다. 우리 사회가 현대 산업 사회로 바뀌면서 전통 사회 구조가 변화되었고, 이와 함께 우리의 생활 언어도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부터 쓰이던 말이 새말로 바뀌었는가 하면 전에는 필요 없던 말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들을 때마다 귀에 거슬리는 말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몇 가지 예만 살펴보기로 합시다. 이는 비단 나뿐 안이 아니라 지각 있는 모든 분들의 공통된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먼저 ‘~한 것 같아요’라는 말부터 따져 봅시다. 어느 때 부턴가 언제,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말로서 남·녀 노·소 가릴 것 없이 다수의 사람들이 무심코 뱉어내는 아주 걱정스런 말입니다 <같다>는 형용사로서 △한 모양이다 △다르지 않다 △변함이 없다 는 뜻이지만 ㄴ/ㄹ 또는 는/은 뒤에 쓰일 때는 추축이나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 같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을 말할 때는 이런 표현은 쓰지 말아야 옳습니다. 영화관에서 나오면서 “그 영화 참 재미있는 것 같 같았어”라든가,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오늘 음식은 정말 맛있는 것 같았어”라고 한다거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난 뒤 하는 말도 “오늘은 정밀 재미있는 것 같았어”라고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이러한 말을 쓰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진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걱정스럽습니다. 특히 한창 자신감이 넘쳐야 할 우리 청소년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을 온전하게 표현하는 말로 바꾸어 써야 하겠습니다. 영화가 재미있었으면 자신 있게 ‘재미있었다’거나 음식이 맛있었으면 ‘맛 있었다’, 그리고 놀이가 재미있었으면 ‘재미있었다’로 당당하게 말하자는 것입니다. 다음에는 이른바 ‘사물 존대’현상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백화점이나 커피숍 등 서비스업계의 오프라인 환경에서는 물론이고, 이메일·SNS·홈쇼핑 등의 온라인 환경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말 중에 ‘사물존대’현상이 넘쳐나고 있는 것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모두 값이 삼만 원이십니다’, ‘주문 폭주로 배송 시일이 소요되는 상품이세요’, ‘아동복은 저쪽에 계십니다’ 아이러니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국립국어원에서는 해당 서비스업계에 시정을 요구하기도 하고, 몇몇 기업체에서는 사원교육을 통해 자정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어 불행 중 다행이란 생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쉽게 고쳐질 수 없는 일이기에 뜻있는 분들의 동참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분들은 뿌리가 없고 본디의 결에 거슬리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관용으로 굳어졌으면 그 것을 새로운 면 그것을 새로운 뿌리로 삼아야 한다면서, 우리의 언중에게 그 표현이 큰 무리 없이 이해된다면 이미 우리 말 속에 그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들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억지 주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마치 탈선한 자녀들을 두고 그 놈은 어차피 돌아설 수 없는 길에 들어섰으니 그냥 두고 볼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는 무책임한 부모의 방기와 같기 때문입니다. 제발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언어생활을 한 번쯤 되돌아보고 한 발 더 나아가 상대방의 일상 언어에도 귀 기울여 잘못된 점은 바로 잡아주는 자랑스러운 우리말 지킴이가 됩시다.
/강대택 전북글짓기도회 고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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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이신 정재환 님이 '한글 아리아리'라는 한글문화연대 소식지에 쓴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우리말편지를 갈음합니다. 한글문화연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을 가꾸어,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잃어가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찾고, 더 나아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독창적인 한글문화를 일구기 위해 힘쓰는 단체입니다. 저는 달마다 5천원의 회비를 내면서 작은 저의 정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http"//www.urimal.org에 가보시면 많은 소식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님
정재환 / 방송인,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
언젠가부터 '씨' 대신 님'을 많이 쓴다. 홍길동 님, 영희 님, 철수 님! 글을 쓸 때뿐만이 아니고 직접 상대를 부를 때도 쓴다.
"홍길동 님, 저 좀 도와 주세요."
처음에는 좀 이상했다. '씨'라는 말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왜 부쩍 님을 쓰는 걸까? '아무개 씨'라고 불리면 자신을 하대하는 것으로 여겨져 기분이 나쁘다는 아무개 씨의 말도 듣긴 했지만, '씨'라는 말이 남을 부를 때 쓰는 존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전히 기분 문제가 아니었을까? 물론 '김 씨, 이 씨' 하는 호칭에 다소 그런 느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건 부르는 사람과 불리는 사람의 위계 때문이지 '씨'라는 낱말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래서 난 줄곧 왜 님이 유행하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다. 물론 '님'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님을 쓴다. 다만, 그랬다는 거다. 그런데 오늘 '외솔 최현배 학문과 사상'이라는 책을 읽다가 '님'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김 형, 이 공, 최 씨 들의 말씨를 김 님, 이 님, 최 님 들로 고쳐쓰기로 했다." (김석득, 2000, 28쪽.)
최현배 선생이 1925년경 교토대학에 유학하던 때의 이야기다. 우리 겨레에 대한 장래를 사랑하는 길은 입으로나 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몸과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호칭부터 우리말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거다. '님'은 형(兄)과 공(公)과 씨(氏)를 물리치는 말이었던 것이다.
요즘 세대가 이런 옛날 얘기를 알고 '님'을 널리 쓰게 된 건지 어떤 건지는 잘 모른다. 어쩌면 이런 얘기를 부끄럽게도 나만 몰랐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정말 부끄럽다. 부끄러우니 부끄러운 만큼 '님'을 더 많이 써 보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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