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두루뭉술하거나 빠삭하거나] 말이나 행동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를 흔히 ‘두리뭉실하다’ 또는 ‘두리뭉술하다’고 말할 때가 있는데,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이 말들은 ‘두루뭉수리’에서 비롯하였다. ‘두루’라는 말은 “빠짐없이 골고루”라는 뜻이고, ‘뭉수리’는 “모가 나지 않음”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두루뭉수리’라고 하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게 또렷하지 않은 모양”을 가리킨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두루뭉수리로 넘기면 안 된다.”처럼 쓰는 말이다. 이 ‘두루뭉수리’를 줄여서 ‘두루뭉술’이라고 하기 때문에, ‘두리뭉실하다’나 ‘두리뭉술하다’가 아니라, ‘두루뭉술하다’고 해야 한다.
이 ‘두루뭉수리’와 비슷한 경우로, 말이나 행동을 적당히 살짝 넘기는 것을 “어물쩡 넘어간다.”고 하는데, 이때에도 ‘어물쩡’은 올바른 말이 아니다. “말이나 행동을 일부러 분명하게 하지 않고 적당히 살짝 넘기는 모양”은 ‘어물쩡’이 아니라 ‘어물쩍’이다.
어떤 일이든 두루뭉술하게 대처하거나 어물쩍 넘기게 되면, 결국은 그 일에 빠삭한 누군가에게 꼬투리를 잡히게 마련이다. ‘빠삭하다’는 말은 “어떤 일에 대해 아주 잘 알거나, 통달한 것”을 가리킬 때 쓰인다. “마른 잎이나 종이를 가볍게 밟을 때 나는 소리”를 ‘바삭 바삭’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보다 센 소리가 ‘빠삭’이다. 그래서 ‘빠삭하다’고 하면, 아주 작은 소리도 알아차릴 정도로 세세한 것까지 잘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는 방송에 빠삭하다.”, “이분은 부동산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꿰고 있다.”처럼 쓴다. 속어나 사투리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말은 표준말이다.
고맙습니다. |
| |
|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코스모스와 살사리]
안녕하세요.
어제 제 일터 국감이 잘 끝나서 저녁에 동료와 한잔했습니다. 그 바람에 차를 일터에 두고가, 오늘 아침에는 애들과 같이 걸어서 일터에 나왔습니다. 일곱 살짜리 딸은 인라인을 타고, 다섯살짜리 아들은 자전거를 타고(뒤에 보조바퀴 달린 자전거), 저는 걷고... ^^*
천변을 걷다 보니 1킬로 넘게 코스모스 꽃길이 있네요. 출근길에 본 코스모스가 참 멋있더군요.
작년에던가 코스모스에 대한 편지를 쓴 적이 있습니다. 코스모스의 순 우리말은 살사리라고... 코스모스라고 하면 울긋불긋한 꽃만 생각나지만, 살사리꽃이라고 하면 가을바람에 살랑대며 바쁜 눈길을 잡는 멋진 꽃이 생각나지 않으세요?
우리 사전에 코스모스는 있지만 살사리나 살사리꽃은 없습니다. 어떤 사전에 보면 "코스모스의 잘못"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해바라기는 왜 선플라워의 잘못이라고 하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누가 뭐래도 선플라워보다는 해바라기가 멋지고, 클로버보다는 토끼풀이 예쁘고, 코스모스보다는 살사리가 더 곱습니다.
솜다리꽃을 에델바이스라 하고, 붓꽃을 아이리스라 하며, 담쟁이덩굴을 아이비라고 해야 교양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살사리꽃이 사전에서 빠진 것을 두고 가슴 아파 하는 것이 더 멋진 사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에 본 사랑밭새벽편지에 아래 글이 있네요.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은 웃지 않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사람은 웃어지지 않는 사람이다.
오늘이 한글날입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1. 킬로그램과 킬로미터를 줄여 '킬로'라고 해도 됩니다. 따라서 앞에 쓴 '1킬로 넘게 코스모스 꽃길이 있네요.'가 틀린 게 아닙니다.
2. 한잔 : 간단하게 한 차례 마시는 차나 술 따위. 한 잔 : 한 잔, 두 잔할 때의 한 잔. 딱 한 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