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플로깅’을 대체할 우리말로 ‘쓰담달리기’를 선정하였다.
국립국어원은 국어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의 시선에서 좀 더 세련되고 수용도가 높은 우리말을 찾고,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올 9월부터 ‘새말모임’을 발족하여 시범 운영을 시작하였다. 홍보‧출판, 경제, 교육, 국어, 문학, 방송, 법,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20~40대 젊은 세대 위주의 위원들로 이루어진 ‘새말모임’은, 새로 유입되는 외래 용어가 자리를 잡기 전에 발 빠르게 새말을 마련하고 널리 퍼뜨리기 위하여 모든 회의를 누리소통망[SNS]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머그샷 제도’를 ‘피의자 사진 공개 제도’로, ‘스피드 팩토어’를 ‘잰맞춤 생산 체계’로 다듬은 바 있다.
이번 새말모임 회의에서 다듬은 말은 ‘플로깅(Plogging)’*이다.
* 이삭 등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달리기 운동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정화 운동을 가리키는 말. 달리기 대신 걷기를 할 때는 영어 ‘워킹(Walking)’과 합성하여 ‘플로킹(Ploking)’이라고도 함. ‘플로거(Plogger)’는 ‘플로깅’이나 ‘플로킹’에 참여하는 사람을 가리킴.
‘플로깅’은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키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최근 봉사 활동이나 단체 행사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9월 제주도에서는 제1회 제주 플로깅 행사가 개최되었으며, 최근 민간 기업에서도 사회 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헤이, 플로깅’이라는 행사를 열기도 하였다. ‘플로깅’은 좋은 뜻으로 만들어진 말이긴 하지만 우리에겐 생소한 스웨덴어가 사용되어 그 뜻을 바로 짐작하기가 어려운 말이다. 이 말이 가진 좋은 뜻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라도 쉬운 우리말로 다듬을 필요가 있다.
지난 11월 15일부터 19일까지 새말모임 위원들은 누리소통망에 마련한 대화방에서 저마다 대체어들을 제시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립국어원은 토론 내용을 토대로 내부 검토를 거쳐 ‘쓰담달리기’를 ‘플로깅’의 대체어로 선정하였다. 여기서 ‘쓰담’은 ‘손으로 살살 쓰다듬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고, ‘쓰레기 담기’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는 행위라는 본뜻을 살릴 수 있고, 환경을 보듬고 참여자들을 격려하는 느낌도 함께 담을 수 있어 ‘플로깅’의 대체어로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아울러 ‘쓰담운동’, ‘쓰담걷기’(플로킹), ‘쓰담이’(플로거)와 같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다.
국립국어원은 앞으로도 어떤 용어가 새로 유입되고 있는지 수시로 조사하고 널리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외래 용어가 포착되면 곧바로 새말모임을 열어서 발 빠르게 새로운 우리말을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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