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매스커레이드 호텔 - 히가시노 게이고

튼씩이 2021. 7. 25. 11:20

 

 

의문의 연쇄살인, 다음 무대는 코르테시아도쿄 호텔

도쿄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피해자는 30세 전후의 회사원, 43세의 주부, 53세의 고등학교 교사로 세 사건 모두 범행 현장에 수수께끼 같은 숫자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45.761871, 143.803944
45.648055, 149.850829
45.678738, 157.788585
피해자끼리의 관련성은 못 찾았지만 경시청은 이 메시지를 근거로 동일범에 의한 연쇄살인으로 규정한다. 메시지를 해독한 결과 네 번째 범행 장소가 밝혀지는데 그곳은 도쿄 최고의 야경으로 유명한 코르테시아도쿄 호텔이었다. 경시청은 네 번째 살인을 막기 위해 호텔에 수사관들을 대거 급파하고 벨보이, 하우스키퍼, 투숙객 등으로 위장한 형사들이 잠복근무에 돌입한다. 닛타 형사도 호텔의 간판 부서인 프런트 직원으로 위장해 잠입 수사를 시작한다. 진짜 호텔리어처럼 보이기 위해 베테랑 호텔리어인 야마기시 나오미의 지도를 받지만 그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숙객을 향한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아 두 사람은 수사 기간 내내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인다. 도심 최고급 호텔을 찾아오는 수상한 발길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사건 발생 직후 꾸려진 수사본부에서 한팀을 이뤘던 노세가 투숙객 행세를 하며 닛타를 찾아온다. 노세는 어딘가 속을 알 수 없는 중년의 형사로 단독으로 캐낸 수사 정보를 닛타에게만 풀어놓는다. 자신은 여전히 닛타와 한팀이라고 우기지만 닛타의 눈에 비친 노세는 느물느물하고 한물 간 구닥다리 형사일 뿐이다. 수사는 뜻대로 풀리지 않고 호텔을 찾아오는 온갖 유형의 투숙객을 상대하며 서서히 지쳐갈 즈음 닛타 형사는 호텔 연회장에서 결혼식을 앞둔 신부에게서 불길한 조짐을 포착한다. 더 이상의 살인은 막아야 한다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야마기시 나오미와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예고된 살인 날짜가 시시각각 다가온다.

 

 

유가와 교수와 가가 형사를 잇는 새로운 캐릭터, 닛타 고스케!
경시청 소속의 닛타 고스케 경위는 삼십 대 중반의 혈기왕성한 엘리트 수사관이다. 범인이 남긴 암호를 가장 먼저 풀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호텔 프런트에 배치된다. 넘치는 자신감 덕분에 건방져 보인다는 오해를 간혹 받지만 “공로를 세우지 못하는 것보다 악한 자를 놓치는 게 더 싫다”고 할 만큼 투철한 직업 정신을 가졌다.
닛타 형사의 가장 큰 매력은 성장하는 캐릭터라는 점이다. 빈틈없는 호텔리어 야마기시 나오미의 눈에 처음 비친 그는 무례하고 오만한 형사였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런 선입견은 조금씩 허물어진다. 고객 접대는 호텔 직원이나 하는 것이라고 했다가 호텔 명성에 흠집이라도 갈까봐 어느새 등줄기를 빳빳하게 세우고 진짜 호텔리어처럼 걷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한물 간 형사라고 우습게 봤던 동료 형사의 진면목을 알게 되자 자신이 틀렸음을 깨닫고 그 장점을 높이 사는 태도 또한 인상적이다. 또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사건을 해결하고야 마는 특유의 집념과 끈기는 유가와 교수의 천재성이나 가가 형사의 인간미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외유내강의 섬세하고 따뜻한 매력을 가진 미모의 호텔리어, 야마기시 나오미
닛타 형사의 호텔리어 교육을 맡은 야마기시 나오미는 호텔 일에 대한 자부심과 프로 근성을 100퍼센트 보여주는 캐릭터다. 전도유망한 여성 호텔리어로서 매사 깔끔한 일처리로 상사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다. “호텔리어는 손님의 맨얼굴이 훤히 보여도 그 가면을 존중해드려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그녀의 뒤를 좇다보면 아! 호텔이 이런 곳이구나, 호텔리어들은 이런 일을 하는구나, 하고 감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오만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남자를 부드럽게 포용하고 리드하는 외유내강의 멋진 여자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에는 실제로 그녀가 근무하는 호텔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시원찮게 생겼지만 알고 보면 엄청난 인맥을 가진 노세 형사!
노세는 사건 발생 직후 꾸린 수사본부에서 닛타와 한팀을 이루었던 형사로 어딘가 의뭉해 보이는 캐릭터다. 위장 잠입한 호텔에까지 좇아와 “나와 닛타 씨는 한팀이잖아” 하며 친한 척하는 노세가 닛타는 영 탐탁지 않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그를 얼마나 평가절하 했었는지 새삼 절감한다. 노세는 한마디로 반전 캐릭터인 셈이다. 어수룩하게만 보이던 중년 형사가 수사에 결정적인 힌트를 제공할 때의 쾌감은 닛타와 짝을 이뤄 새롭게 펼쳐갈 또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실제로 노세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가 기대된다는 후기가 서점 게시판에 적잖은 걸 보면, 전에 없던 흥미로운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 yes24에서 -

 

 

 

닛타, 나오미, 노세의 노력으로 3건의 살인사건은 연쇄살인범에 의한 사건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지만, 왜 4번째 살인사건이 호텔로 이어지게 되는지는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호텔 결혼식과 관련해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모두는 혼란 속에 빠지고, 경찰과 호텔 측에서는 결혼식에 총력을 기울인다. 결혼식 당일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 여장남장을 하고 결혼식장으로 향하는데, 실제 살인사건은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엉뚱한 곳인 호텔 객실에서 일어나고, 그 대상 또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호텔리어였으니, 4번째-실은 5번째 살인- 사건을 닛타는 잘 해결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