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문화연대

팔월 한가위

튼씩이 2021. 11. 11. 12:49

추석이다. 설날을 ‘정월 대보름’이라고 하듯이, 추석은 ‘팔월 한가위’라고 말한다. ‘한가위’에서 알 수 있듯이, 추석의 순우리말은 ‘가위’이다. 우리말에 ‘절반’이나 ‘가운데’라는 뜻으로 쓰이는 ‘가웃’이란 말이 있다. 요즘에도 수를 셀 때 이 말을 쓰고 있다. ‘석 자 가웃’이라 하면, ‘가웃’이 한 자의 절반이므로, 석 자 하고도 반자쯤 더 되는 길이를 나타낸다. ‘가위’는 바로 이 ‘가웃’이 변한 말이다. 더운 때와 추운 때의 한가운데를 가리킨다. 이 ‘가위’에 ‘크다’는 뜻의 우리말 ‘한’을 덧붙여서 ‘한가위’라고 부른다.

 

추석을 음력 8월에 있는 명절이란 뜻으로 ‘중추절’이라고도 하고, 그 무렵이 날씨가 아주 좋은 때이므로 ‘중추가절’이라고도 한다. 둘 다 옛 문헌에 자주 나오는 말들인데 요즘에는 중추절, 중추가절이라 하지 않고 ‘추석’으로 순화해서 쓰고 있다. ‘추석’과 함께, 민간에서 오랫동안 써오던 ‘한가위’라는 말도 앞으로 지켜 나가야 할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추석 명절을 쇠러 고향에 내려가는 사람들의 손에는 대개 선물 꾸러미가 들려 있다. 예전엔 명절에 고향 가면서 많은 선물들을 들고 갔는데, 요즘엔 선물 보따리 대신에 봉투만 준비해 가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한다. 시골 어른들도 선물로 현금을 가장 좋아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현금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 있는데, 바로 ‘맞돈’이라는 말이다. 선물 꾸러미든 맞돈이든 명절에는 모두 빛난다. 빈손인들 어떠랴. 부모님에게는 자식, 손자만 한 선물이 또 있을까.



출처: https://www.urimal.org/369?category=411632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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