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을 지나치다 보면 ‘안전사고 예방’이란 표지판을 보게 된다. 얼핏 들으면 안전하게 사고를 예방하자는 뜻으로 생각되기도 하고, 사고가 나도 크게 나지 않고 안전하게 나는 사고를 예방하자는 뜻으로도 생각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문구는 그런 뜻이 아니라, ‘안전사고’를 예방하자는 뜻으로 붙여 놓은 것이다. ‘안전사고’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고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안전사고란 말에서는 원래의 뜻이 잘 전달되지 않는 듯하다. 그 까닭은 이 말이 처음부터 부자연스럽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안전수칙 위반 사고’라 해야 하는 말을 그냥 ‘안전사고’로 줄여버린 데서 문제가 생겼다. 안전사고란 말을 들으면 그게 아주 위험한 사고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건설 노동자가 작업 중 고층에서 떨어져도 ‘안전사고’이니, 뭔가 한참 잘못되었다. ‘안전’이라는 말과 ‘사고’라는 말은 서로 상반되는 뜻을 가진 말이므로, 이 둘을 합쳐 만든 용어가 자연스러울 리가 없다.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은 부주의한 것이라 할 수 있으니까, 처음부터 ‘안전사고’라 하지 않고 ‘부주의사고’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안전사고 예방’, ‘안전사고 방지’보다는 ‘부주의사고 예방’, ‘부주의사고 방지’라 하는 것이 뜻을 더욱 분명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출처: https://www.urimal.org/330?category=411632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아, 그 말이 그렇구나-49] 성기지 운영위원 2014.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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