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가 큰 추위 없이 환하게 밝았다. 이맘때가 한 해의 첫머리라면, 하루의 첫머리는 새벽이다. ‘새벽’은 “막 먼동이 트려고 하는, 날이 밝을 무렵”을 가리키는 말이다. 새벽을 또 나누어, 아주 이른 새벽은 ‘꼭두새벽’이라 하고, 아직 어스레한 새벽은 ‘어둑새벽’이나 ‘어슴새벽’이라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자정이 지나 아침이 되기 전까지를 그냥 새벽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새벽 1시’, ‘새벽 2시’라고 보도하는데 이것은 합리적인 표현이라 볼 수 없다. 이때는 ‘낮 1시, 낮 2시’와 대비하여 ‘밤 1시, 밤 2시’로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현대인에게 오전 1시는 아무래도 새벽이라기보다는 밤이라고 하는 게 어울린다.
하루는 크게 낮과 밤으로 나눌 수 있다.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가 낮이고, 해가 진 뒤부터 다시 뜰 때까지를 밤으로 본다. 날이 샌 뒤부터 첫 반나절 동안을 ‘아침’이라 하니까, 아침이 지난 뒤에 낮이 오는 것이 아니라, 아침과 낮은 동시에 시작되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해는 졌지만 아직은 빛이 남아 있는 때를 ‘저녁’이라 하니까, 저녁과 밤도 같이 시작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하루는 자정에서 시작되어 자정에서 끝나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는데, 이것은 시간 계산상 그렇다는 것이고, 날이 밝고 어두움에 따른 우리말은 이와 별개로 있어 왔다. 그래서 자정이 지나 오전 1시, 2시가 되어도 이를 새벽이라 하지 않고 아직 해가 뜨기 전이므로 밤 1시, 밤 2시라 부르는 것이다.
흔히 한나절, 반나절이라 하면 어느 정도의 시간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나절’은 하루 낮의 절반을 뜻하는 말이다. 하루 낮이 해가 떠있는 동안이므로 대략 12시간이라 한다면, 나절은 그 절반인 6시간 가량이다. 그러니까, 한나절이라 하면, 해가 떠 있는 동안 가운데 아침나절의 3시간 정도와 저녁나절의 3시간 정도를 뺀, 가장 해가 높이 떠 있는 6시간 가량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시간을 나누어 보면, ‘반나절’이라는 말은 한나절의 다시 절반이니까 대략 3시간 가량을 가리키는 말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출처: https://www.urimal.org/197?category=411632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아, 그 말이 그렇구나-23] 성기지 운영위원 201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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