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과일로 읽는 세계사 - 윤덕노

튼씩이 2022. 7. 21. 17:32

 

 

25가지 과일에 얽힌 이동 경로, 역사적인 사건 등을 정리한 책으로, 과거에는 정말 어렵게 얻을 수 있었던 과일들을 요즘은 너무나 쉽게 접하게 되어 과일을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고마움 보다는 이런 현실이 당연하다고 느끼며 사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수박이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의 상징물로 흑인을 멸시하고 비하하는 도구,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과일이었으며, 파인애플은 서양 귀족들이 렌트해서 파티 장식용으로 사용한 귀한 과일이었고, 뉴질랜드가 원산지로 알고 있는 키위가 동양의 과일이었다는 사실, 바나나의 원사지가 동남아였다는 사실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던 것들이 잘못 알려진 내용이라고 한다.

 

 

참외는 우리에게 참 특별한 과일이다. 이를테면 참외 넝쿨은 끊임없이 뻗어나가며 계속해 열매를 맺기 때문에 번창의 의미로 해석됐고, 참외 속에는 무수히 많은 씨앗이 들어있기 때문에 자손을 많이 낳는 다산의 심볼이 됐다. 국왕 행차에 참외 모형을 들고 행진했던 것도 참외를 다복과 다산의 상징으로 삼았기 때문일 것이다.  - 35-

 

잡지에 실린 참외 종류는 알록달록한 개구리참외 겉이 노란 꾀꼬리참외 색깔 검은 먹통참외 속이 빨간 감참외 모양 길쭉한 술통참외 배꼽이 쑥 나온 배꼽참외 유난히 둥그런 수박참외가 있다. 쥐똥참외도 있는데 야생종으로 맛이 없어 아이들이 먹지는 않고 장난감으로만 가지고 놀았다고 한다.  - 38-

 

파인애플이라는 이름은 사실 솔방울이라는 뜻이다. 파인pine은 소나무, 애플apple은 사과라는 뜻이니까 우리말로 부드럽게 옮기면 솔방울이다. 파인애플이 소나무 사과이지 왜 솔방울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애플은 사과라는 뜻보다는 열매라는 의미로 풀이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옛날 영어권에서는 나아가 유럽 대다수 언어에서는 애플에 사과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과일 또는 열매라는 뜻이 포함돼있다. 유럽에서는 고대로부터 사과가 가장 흔했던 과일이었기 때문에 사과=애플이라는 의미로 굳어지게 됐다고 한다. 파인애플이 소나무 사과가 아니라 소나무 열매, 즉 솔방울이 되는 이유다.  - 69-

 

야생 딸기에서 현재 딸기로의 발전의 두 종자의 교배, 후손의 교배, 그리고 원 품종과 후속 품종의 재교배 등 오랜 과정을 거쳐서 이뤄졌다. 이렇게 얻은 딸기 중에서 우수한 품종의 묘목을 선별해 대량으로 재배를 시작한 것이 1806년 전후다. 자연에서 자라는 산딸기가 아닌 재배해서 먹는 딸기의 역사가 기껏해야 200년 남짓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 78-

 

들쭉이 블루베리 종류라고 하니까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만, 블루베리는 식물분류 체계상 진달래과 산앵두나무 속의 식물이다. 한반도에는 같은 산앵두나무 속으로 토종 블루베리라고 할 수 있는 열매가 몇 종류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산앵두나무와 정금나무, 그리고 들쭉나무다.

들쭉은 이 뜰쭉나무의 열매다. 생긴 모습도 블루베리, 빌베리와 닮았는데 백두산을 비롯해 한반도 북부 고산지대와 만주 일대에 자생하는 식물이다. 남한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도 주로 북쪽 고원지대에서만 자라는 식물이었기 때문이다.  - 88-

 

기원전 7세기 춘추시대에 하희(夏姬)라는 여인이 있었다. 진나라 절세미녀로 유명했지만 또한 문란하기가 그지없었다. 그래서 살삼부일군일자(殺三夫一君一子), 망일국양경(亡一國兩卿)’, 풀이하면 남편 셋과 임금 하나 자식 하나를 죽이고 한 나라와 두 명의 재상을 망하게 했다는 말을 들었으니, 나라를 말아먹을 정도의 미인이라는 뜻인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 156-

 

포도는 와인을 만드는 원료이고, 와인은 술이 아닌 물과 혼합해 마시는, 현대의 생수 같은 음료였다. 게다가 와인 제조 후 남은 찌꺼기로는 도로 포장재, 페인트와 같은 도장재 등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포도밭은 곧 국가경제였고 포도 재배지역을 차지했다는 것은 당시 세계의 패권을 차지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로마제국이 바로 그런 나라였다.  - 275-

 

많은 사람들이 키위를 뉴질랜드 과일로 알고 있다. 일단 키위라는 이름도 그렇고 최대 생산국도 뉴질랜드이다 보니, 그 연장선에서 원산지 또한 뉴질랜드일 것으로 지레 짐작한다. 하지만 키위의 원산지는 아시아다. 중국에서 종자를 가져와 뉴질랜드에서 재배해 세계로 퍼트렸지만 원래는 아시아 과일이었다. 우리나라 토종 다래와 비슷한 종류다.  - 282-

 

지금과 같은 사과를 먹게 된 것은 조선 후기가 시작되는 병자호란 이후부터다.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우리나라에는 원래 사과가 없었는데 효종의 사위, 정재륜이 청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사과를 가지에 접붙여 가져온 후 비로서 많이 퍼졌다고 했다.  - 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