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나의 일상

진해 천자봉(8.20.)

튼씩이 2022. 8. 22. 07:40

진해 천자봉에 오르기 위해 대발령 제1쉼터 만남의 광장에 차를 주차하고 육교를 건너 입구에 들어서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아침 이른 시각이지만 해가 뜨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우산을 챙겼다는 마음에 걸음을 재촉했다.

비가 내리지만 나무가 가려줘서 빗소리만 들리고 옷은 젖지 않았다. 노랗게 핀 이름모를 꽃들이 반겨주는 것 같아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천자봉 0.9km 이정표를 지나면서부터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나뭇잎을 때리는 빗줄기 소리가 만만치가 않다. 여기서 그냥 내려가기에는 아쉬워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2층으로 지어진 정자가 보였다. 잠시 비도 피할 겸 쉬는데 이른 아침 산속에서 듣는 빗소리가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아무도 없는 산 속에서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쉬고 있는데 마음이 차분해진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빗줄기가 약해지더니 비가 그쳤다.

해발 465m, 천자봉에 도착했는데 덩그러니 천자봉임을 알리는 표지석만이 나를 반겨준다. 더 이상의 등반이 어려울 것 같아 아쉽지만 발길을 출발했던 곳으로 돌려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산이라고 왔는데 흙을 밟은 것은 고작 2~300m이고, 시멘트 길과 나무계단이 전부여서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심심해서 나무 계단을 세어 봤는데 378계단 정도인 것 같다.

내려가는 길, 아쉬움이 남아 백일아침 고요산길 쪽으로 흙길을 따라 갔는데, 이곳도 흙길은 잠깐이고 금방 시멘트 길이 나와서 10분여 만에 그냥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