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은 국가대표도서관으로서 효율적인 업무처리 및 지역간 도서관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지역별ㆍ분야별 분관을 둘 수 있다.' (도서관법 제18조)
국립중앙도서관은 위 도서관법에서 이야기하듯 단순 대출, 반납, 행사를 담당하는 기관이 아닌, 나라를 대표하여 지식을 다루는 기관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대한민국의 지식문화유산을 전승하고 국민의 지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또 국민 누구나 유용한 지식 정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국립중앙도서관에는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정보가 모여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도서관법 제20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도서관자료(온라인 자료 제외)를 발행 또는 제작한 경우 그 발행일 또는 제작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그 자료를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하여야 한다. 이렇듯 국립중앙도서관은 지식과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국가대표도서관으로서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올바른 우리말을 사용해야 한다.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 들어가 국가대표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이 도서관 서비스 용어에 불필요한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파악해 보았다. 우선 다른 공공도서관 누리집에 비해서는 우리말을 사용하려는 노력이 많이 보였다. 먼저 '사서 추천 도서'가 그러한 예다. 사서 추천 도서는 현장 사서가 주제 분야별로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서비스로 다른 도서관은 위 사진의 의정부 도서관처럼 '사서 컬렉션'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은 ‘컬렉션’이라는 용어 대신 ‘추천 도서’를 택해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피하고 우리말로 순화해서 표기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전시컬렉션'과 '온라인 전시'라는 용어를 함께 표기하여 서비스 내용 파악을 좀 더 쉽게 했다. 다만 이 서비스는 도서관에서 개최된 전시 행사를 온라인 전시관으로 구축하여 제공하는 것이므로 전시컬렉션이라는 용어 없이 ‘전시 모음’이라는 말로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는 점으로 봤을 때, '굳이 두 용어를 같이 표기해야 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아쉬움도 있었다.
다음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서 사용한 영어 표현을 알아보고 이를 순화한 우리말 표현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먼저 '메일링 서비스'다. 메일링 서비스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새 소식과 월드라이브러리(국내외 도서관 및 관련 분야의 최신 소식을 담아 전하는 메일링 서비스), 오늘의 도서관(국립중앙도서관의 주요 사업과 소장자료, 주요 역할을 홍보하고 책과 도서관에 대한 최신 흐름을 소개하는 발행소식 메일링 서비스) 등의 발간자료를 이메일로 전달하는 서비스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이 서비스의 핵심은 정보를 이메일로 전달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메일을 전자 우편으로 순화해, 메일링 서비스를 ‘전자 우편 서비스’라는 말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 서비스 또한 적절한 우리말 표현으로 바꿔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우리나라 근현대 역사를 담고 있는 옛 신문을 디지털화하여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역사적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자료를 도서관이 보관하고 이를 누구나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므로 ‘대한민국 신문 기록 보관’ 또는 ‘대한민국 신문 저장소’ 등으로 순화해 표기하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코리안 메모리’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의 목적은 국가 공동체의 사회, 문화, 역사, 예술 등에 대한 집합적 기억을 담은 지식자원을 수집, 보존,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의미를 담아 ‘한국의 기억’ 정도로 서비스 이름을 지어도 적당할 것 같다. 한국의 기억을 담는다는 의미를 지닌 이 서비스의 이름을 영어로 짓는다는 것은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국가대표도서관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서비스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한 나라의 역사가 담겨 있는 모든 자료를 보관하고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공공도서관으로서 누구나 알아듣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도 용어를 순화해서 사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 대한민국의 지식을 모으고, 담고, 잇는 국립 도서관답게 우리말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9기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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