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문화연대

카드 이름에서 우리말 찾기

튼씩이 2023. 2. 10. 12:55

카드는 결제 수단으로 선불이나 할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고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조사한 2022년 인기 체크카드 순위를 살펴보면 카드 이름에는 주로 ‘Hey young’, ‘Deep dream’, '오하쳌(오늘하루체크)' 등 영어, 외래어 그리고 줄임말이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우리말로 된 카드 이름을 찾기 힘들다. 왜 카드 이름은 영문 표기가 많은 것일까?

 

출처: 카드고릴라


국립국어원이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에 따르면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41.2%)였다. 그다음으로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능력 있어 보이기 때문’(22.9%)이 있었고 ‘우리말보다 세련된 느낌이 있기 때문’(15.7%)이라는 의견도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결과를 보면 사람들이 외래어나 외국어를 흔히 사용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카드 특징을 드러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기에 외국어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말로 된 카드 이름은 없을까? 국민카드의 경우, 체크카드 이름 중에는 ‘훈민정음’, ‘가온’ 그리고 ‘누리’라는 우리말이 있다. 훈민정음 카드는 훈, 민, 정, 음 한 글자씩 나누어 카드 네 가지로 각각 다른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가온 카드는 고객 가치 중심의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자 '가운데'를 의미하는 ‘가온’이라는 우리말을 사용하였다. 이 이름에 담긴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국민카드의 본사가 ‘한글가온길’에 위치하고 있어서 ‘가온’이라는 이름이 고려되었다고 한다. 누리 카드는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로 '세상'을 뜻하는 ‘누리’라는 우리말을 사용하였다. 새마을금고의 다원 카드는 ‘다원’이라는 우리말을 사용하였는데 여기에서 ‘다원’은 ‘모두 다 원하는’라는 의미다. 다원 카드의 이름은 포인트 적립과 할인 혜택 등 다양한 혜택을 편하게 제공하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말로 된 이름의 카드가 존재하지만 전체 카드 수에 비하면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다.

 

출처: 국민은행, 새마을금고


과거에는 카드를 결제 수단으로만 사용했다면 현재는 카드의 이름, 디자인, 그림 등으로 사용자의 개성들을 나타낸다. 그중 카드 이름은 카드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한다. 카드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여러 곳에서 외국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언어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어 이름 못지않게 알기 쉽고 직접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우리말도 많다. 우리말 이름으로 된 카드가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9기 김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