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맞춤법 28

영화 <모가디슈>로 살펴본 남북한의 언어 차이

▲ 영화 공식 포스터 영화 가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극장가에 바람을 일으켰다. 소말리아 내전 속에서 남북 대사관이 생존을 위해 의기투합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신파적인 소재 없이 사실적이고 절제된 연출로 깊은 여운을 안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 북한말이 자막으로 처리되어 화제가 되었다. 이에 감독은 “전작에서 북한 대사가 잘 안 들린다는 지적을 받았다.”라며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자막은 보통 외국어에 단다. 따라서 북한말에 자막을 다는 것은 북한말이 우리말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 북한이 우리와 엄연히 다른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북한어에 자막을 달게 되었을까? 자막이 필요할 정도로 외국어처럼 느껴지는 북한어는..

국어원이 펴낸 국어사전,“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

글을 읽고 쓰다가 뜻을 잘 모르거나 맞춤법이 헷갈릴 때 찾아보는 것이 국어사전이다. 요즘은 대부분 인터넷 검색을 하지만 어떠한 방식으로 찾든 나오는 검색 결과는 ‘국어사전’ 및 기타 사전의 내용이다. 이처럼 사전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알게 모르게 깊이 관여하고 있는데, 의외로 사전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전에는 맞춤법이나 뜻뿐 아니라 그 단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매우 풍부하게 담겨 있다. 따라서 사전을 제대로 안다면 두 배, 세 배, 그 이상으로 즐길 수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이러한 국어사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1999년에 “표준국어대사전”을 종이사전으로 발간한 후 현재는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고, 2016년에는 온라인 사전인 “우리말샘”을 개통하였다. 앞으로 이 두 사전의 특징, 담..

주시경의 유산

별이 지다 국문 연구, 말모이 편찬, 한글 강습 등으로 불철주야 장안을 누비던 주시경이 1914년 7월 27일 39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훗날 제자 김윤경은 주시경 선생은 1911년 일제가 민족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조작한 105인사건의 여파로 국내에서의 활동이 어려워지자, 망명을 결심하고, 방학 때에 고향 부모를 찾아뵈었으며, 서울로 돌아와 떠날 준비를 하던 중에 ‘체증’으로 돌아가셨다고 썼다(김윤경, 「주시경 선생 전기」, 『한글』 126(1960)). 돌연한 스승의 죽음에 제자들은 통곡했다. 김두봉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라며 슬퍼했고, 스승의 부탁으로 동래군 동명학교 하기강습회에서 수업을 하던 중 부음을 들은 최현배는 강습생들과 함께 대성통곡했다. 생전의 주시경은 상동청년학원을 비롯해 공옥학..

형태소와 이형태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일상생활을 할 때에는 일상어가 쉽고 전문어가 어렵다. 일상생활에서는 전문 분야의 엄밀한 용어를 사용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전문어의 뜻이 머릿속에서 바로 해석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개 ‘단어, 문장, 주어’ 등 일상적으로도 자주 쓰는 문법 용어는 쉽다고 생각하고, 이 글에서 설명할 ‘형태소(形態素), 이형태(異形態)’와 같은 말은 어려워한다. 그러나 어떤 전문 분야에서든 넓고 모호한 일상어보다는 좀 더 명확하게 정의된 전문어가 어떤 대상을 잘 설명하는 데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전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쉬운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단어, 문장, 주어’ 등은 문법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아직 이견 없이 통일된 개념 정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을 정도로 모호한 ..

문법

문법’이라는 말에는 여러 관점이 들어 있어서 그 사용에서 혼동이 많이 발생한다. 문법은 말과 글의 구성 및 운용상의 규칙을 말한다. ‘문법’의 ‘문(文)’이 ‘글’이라는 뜻이므로 ‘문법’은 글(문자 언어)에 적용되는 것이고 ‘어법’의 ‘어(語)’가 ‘말’이라는 뜻이므로 ‘어법’은 말(음성 언어)에 적용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오해이다. 엄밀한 개념으로 ‘문법’과 ‘어법’은 구별되지 않는 말이다. 다만 둘 중에서 ‘문법’이 더 공식적이고 일반적인 용어로 쓰인다. (1)은 구개음화 규칙을 언급한 것이고, (3)은 조사 사용의 원칙을 예시한 것이다. 이것들은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사람이라면 의식을 하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알고 있는 지식이고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간혹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