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쉼표,마침표(국립국어원 온라인소식지)

국어원이 펴낸 국어사전,“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

튼씩이 2021. 2. 20. 12:20

글을 읽고 쓰다가 뜻을 잘 모르거나 맞춤법이 헷갈릴 때 찾아보는 것이 국어사전이다. 요즘은 대부분 인터넷 검색을 하지만 어떠한 방식으로 찾든 나오는 검색 결과는 ‘국어사전’ 및 기타 사전의 내용이다. 이처럼 사전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알게 모르게 깊이 관여하고 있는데, 의외로 사전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전에는 맞춤법이나 뜻뿐 아니라 그 단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매우 풍부하게 담겨 있다. 따라서 사전을 제대로 안다면 두 배, 세 배, 그 이상으로 즐길 수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이러한 국어사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1999년에 “표준국어대사전”을 종이사전으로 발간한 후 현재는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고, 2016년에는 온라인 사전인 “우리말샘”을 개통하였다. 앞으로 이 두 사전의 특징, 담긴 내용, 활용법 등을 몇 차례에 나누어 알아봄으로써 새로운 사전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한다.



요즘 인터넷 신문기사를 검색하다 보면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인용하여 말의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그만큼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을 신뢰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표준국어대사전”은 사람들의 언어생활에 지침을 제공하고자 편찬된 사전이다.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등 어문 규범이 있지만, 일반 원칙 중심으로 기술된 규범만으로는 실제 우리말을 사용하면서 맞닥뜨리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이러한 규범을 구체화함으로써, 실제 국어 생활에서 참조할 수 있도록 편찬되었다. 1999년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에는 종이사전으로 발간되었고, 이후 2008년 개정판부터는 인터넷 사전으로 제공되고 있다. 국립국어원 누리집이나 일반 포털 사이트 검색으로 쉽게 접근하여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교과서 편찬이나 언론 보도문 작성, 공문서 작성 등에서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서 “표준국어대사전”은 바른 우리말의 지침서로 인식됨을 알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1999)

 

표준국어대사전(2008)

 

 

 

이처럼 “표준국어대사전”이 우리말 사용의 지침으로 자리 잡으면서 오해하는 부분도 생겼다. 가장 큰 오해는, “표준국어 대사전”에 올라 있는 말은 모두 다 “표준”이니 써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말들은 규범에 맞게 표기를 정하여 올렸으므로, 그런 면에서는 “표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는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것도 있고, 상황에 따라 쓰지 말아야 할 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도 우리말의 일부이기 때문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당연히 실린다. 예를 들어 ‘사기꾼’은 표기가 맞춤법에 맞고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므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사기꾼’이라고 했다가는 명예 훼손으로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이는 ‘사기꾼’의 의미와 사용 맥락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말을 써도 되는지 안 되는지는 사전 등재 여부가 아니라 그 말의 의미나 그 말이 사용되는 맥락 등을 고려하여 그때그때 판단하여야 한다.



이처럼 “표준” 또는 “규범”을 중시했던 “표준국어대사전”과 달리 “우리말샘”은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을 다 담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사전이다. 실제로 현실에서 많이 찾아보는 유행어나 신조어 등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어서 불편한 경우가 있다. 이는 이러한 말이 아직 우리말로 확고하게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편을 덜어 주고자 나온 것이 “우리말샘”이다. “우리말샘”은 우리 사회에서 쓰이는 말을 최대한 담아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특정 시기에만 쓰였던 우리말까지 모두 모음으로써, 우리말을 집대성하는 그릇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우리말샘”은 누구나 사전 편찬과 수정에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사전이다. 아직 사전에 없는 말을 누구나 직접 작성하여 등재함으로써 우리말을 모으고 알리는 데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우리말샘

 

 

 

앞으로 정돈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찾고 싶을 때는 “표준국어대사전”을 참조하고,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찾고 싶을 때는 “우리말샘”을 찾아본다면 일상에서 우리말을 조금은 더 편하게 쓰고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글: 이운영(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