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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제5로 직봉」 ‘사적’ 지정

튼씩이 2023. 11. 23. 10:39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조선 후기 군사 통신시설인 ‘제5로 직봉(전남 여수∼서울 목멱산)’ 노선상에 있는 61개 봉수 유적 가운데 역사적ㆍ학술적 값어치, 잔존 상태, 유구 확인 여부 등을 고려하여 16곳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제5로 직봉」으로 지정하였다. 조선시대 통신체계인 ‘봉수(烽燧)’는 약정된 신호 전달체계에 따라 밤에는 횃불로, 낮에는 연기로 외적의 침입 사실을 중앙의 병조와 지방의 읍치 등에 알리기 위해 설치되었으며, 남북의 주요 끝점에서 시작하여 서울 목멱산(현재의 남산)으로 집결하도록 하였다.

* 직봉(直烽): 조선 후기 변방과 한양을 연결하는 5개의 간선로 상에 있는 봉수

 

▲ 제1로 ~ 제5로 직봉 및 간봉 노선도

 

 

《증보문헌비고》(1908년)에 따르면 조선 후기에 중앙정부는 5개의 직봉, 23개의 간봉 노선을 운영하였으며, 전체 노선에는 모두 622개의 봉수가 존재하였다. 그 가운데 부산 응봉과 서울 목멱산 제2봉수를 연결하는 「제2로 직봉」, 전남 여수 돌산도에서 서울 목멱산 제5봉수를 연결하는 「제5로 직봉」이 남한에 있고, 나머지 3개 직봉 노선은 북한에 있다.

*《증보문헌비고》: 대한제국에서 1790년 이후 변경된 국가제도에 관한 사항을 반영하기 위하여 《문헌비고》를 수정, 보완하여 펴낸 책

* 간봉(間峯): 직봉 노선의 단절을 우려해 이를 보조하기 위해 설치한 보조선로에 있는 봉수

 

조선시대에 왜구들은 해운선을 이용하여 대마도와 가까운 남해안 내륙뿐 아니라 원거리인 강화도까지 침입하였으며, 「제5로 직봉」 대부분의 봉수는 이러한 왜구가 침투하는 바닷길을 감시하기에 탁월한 위치에 있어 수군인 수사(水使)의 관리 아래 요새(要塞)의 기능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올해 1월 사적으로 지정된 「제2로 직봉」이 육군인 병사(兵使)의 관리 아래 주로 급하게 소식을 전하기 위한 급보(急報)의 목적으로 운영된 것과 차별화된 점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능상의 차이로 인하여 봉수 노선별 봉수군의 편제와 운영방식, 봉수의 구조와 형식, 특성 등도 ‘제2로 직봉’과 달랐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번에 ‘제5로 직봉’이 사적으로 지정됨에 따라 ‘제2로 직봉’과의 비교 조사ㆍ연구를 통해 봉수 제도의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봉수는 군사ㆍ통신 체계인 ‘노선’으로서의 값어치가 중요한 유적이나,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있어 국가지정문화유산 지정 신청이 어려웠고, 제도권 밖에서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있었다. 이에 문화재청이 주도적으로 봉수 유적에 관한 조사ㆍ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1월 사적으로는 처음으로 ‘연속유산’으로 지정된 「제2로 직봉」(14개 봉수유적)에 이어, 「제5로 직봉」(16개 봉수유적)도 제도권 내에서 보존ㆍ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 연속유산: 각 구성 유산이 전체 유산의 값어치에 이바지하고 문화적ㆍ사회적ㆍ기능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나, 지리적으로 서로 접하지 않은 두 개 이상의 유산지를 포함한 문화/자연 유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