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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탄생 200주년(자연의 청소부, 소똥구리) 기념우표

튼씩이 2023. 12. 23. 14:54

19세기 프랑스의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Jean-Henri Fabre, 1823-1915)는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 읽어 봤던 〈파브르 곤충기〉의 저자입니다. 어릴 때부터 관찰을 즐기고 끈기 있게 기록한 그는 일생을 곤충 연구에 바친 ‘곤충학의 대명사’ 불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위대한 자연과학자 파브르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823년 12월 22일, 프랑스 남부 지방 생레옹의 시골 농가에서 태어난 호기심이 많았던 파브르는 자연을 벗 삼아 벌레 관찰하기를 즐겼습니다. 1849년, 본격적으로 곤충 연구에 돌입한 파브르는 표본을 만들기 보다는 자연 생태 관찰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50대 중반, 시골에 연구소를 연 파브르는 이곳에서 1879년부터 1907년에 걸쳐 〈곤충기〉를 완성했습니다. 여러 관찰 대상 중 `소똥구리`를 좋아했던 파브르는 다양한 종류의 소똥구리를 연구했습니다. 〈곤충기〉에 따르면 소똥구리(Scarabaeus sacer)는 자신의 체중보다 무거운 소똥을 굴려 알집에서 부화한 애벌레가 먹을 영양이 풍부한 호리병 모양의 경단을 만든다고 합니다. 곤충기 는 소똥구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곤충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동물의 똥을 먹이로 삼아 `자연의 청소부`로 불리는 소똥구리(Gymnopleurus mopsus)는 1960년대 이후 공식적인 발견 기록이 없어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어 왔습니다. 환경부는 2014년부터 한반도 토종 소똥구리와 유전적으로 같은 종인 몽골의 소똥구리를 도입하여 인공증식기술 개발과 야생 적응성 연구를 추진해왔습니다. 국립생태원의 연구 결과 소똥구리 200마리를 증식할 수 있었고, 지난 9월에는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에 소똥구리를 방사하여 자연의 품으로 돌려주었습니다.

이번 기념우표는 소똥구리를 관찰하는 파브르 모습이 담긴 영원우표로 발행되었습니다. 미지에 가까웠던 곤충학을 집대성한 파브르의 업적을 우표와 함께 살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