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완결, 12년 연재를 마치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미완의 삶(未生)
윤태호 작가는 2009년 〈미생〉 연재 계약을 맺고, 2012년 웹툰 연재를 시작했다. 그 12년간의 여정이 마침내 끝났다. 대기업인 원 인터에서 시작해 중소기업인 온길로 이어지는 직장인 서사는 21권으로 막을 내린다. 장그래가 처음 인턴으로 입사할 즈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독자들도 어느덧 10년 차 이상의 중견 직장인이 되었다. 그동안 〈미생〉은 대한민국 직장인과 울고 웃으며, 우리네 미완의 삶을 변함없이 응원하고 격려해왔다.
미생(未生)의 끝을 맞이하면서 이런 질문을 던져볼 법하다. 그렇다면 완생(完生)이란 무엇인가? 마지막 권인 21권에 수록한 인터뷰에서 유창혁 사범은 이렇게 답했다. “완생은 있을 수가 없죠. 사람 자체가 미완성이라서 계속 완생을 꿈꾸면서 가는 거죠.” 그리고 또 이렇게 말했다. “좋은 바둑이나 명국(名局)을 두겠다는 게 똑같은 내용이죠. 완생 같은 그런 의미에서. … 상대도 최고로 잘 뒀고 저도 최고로 잘 뒀는데, 제가 더 최고로 잘 둬서 이겼고, 나중에 이제 연구해 보고 복기해 봐도 이렇게 잘할 수 없는 바둑. … 저만 잘 두면 명국이 나올 수가 없어요. 같이 해야 가능하지. 상대가 실수하면 의미가 없죠.”
《미생》 21권은 완생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를 응원한다. 완생을 지향함으로써 우리는 꿈꿀 수 있고 한층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미완인 삶 그 자체도 충분히 아름답다. 완간을 기념하면서 부속도 충실히 만들었다. 연재 완결 화인 216수 이후의 대국에 대한 기보 해설을 마지막 수인 236수까지 모두 실었다. 미생 시즌 2의 중심을 잡아 준 제3회 삼성화재배 결승 5번기 최종국을 깊이 음미할 수 있게 했다. 일곱 살 무렵부터 바둑을 시작해 세계를 제패하고, 바둑 사범으로, 해설자로 바둑계 전반을 살아 온 유창혁 사범의 인터뷰도 실었다. 바둑과 바둑에 인생을 건 사람들에 대한, 미처 몰랐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표지. 21권 표지에서 장그래는 비로소 자신의 과거와 마주한다. 이것이 〈미생〉의 마지막 장면이다. 우리는 각자의 아픔과 실패를 안고 살아간다. 〈미생〉 시즌 1, 시즌 2를 함께한 독자들께서도 장그래처럼 언젠간 과거의 자신을 용서하고 화해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마지막 권을 통해 독자들께서는 연재와는 또 다른 감동과 여운을 충분히 곱씹으며 인생작 《미생》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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