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어제는 급하게 서울에 다녀오느라 편지를 못썼습니다.
어제 기차 안에서 읽은 재밌는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아인슈타인이 했다는 말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1시간 있고, 그 해결책에 내 인생이 달려있다면, 나는 우선 어떤 질문을 제기하는 게 적합한지 판단하는 데 55분을 쓸 것이다. 일단 적절한 질문을 알기만 한다면 문제 해결엔 5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멋진 말입니다. 답이 아닌 질문을 배우는 것이 학문(學問)인가 봅니다.
어제부터 중학교 2학년 딸내미가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내일 시험이 끝난다는데, 예쁜 장미 몇 송이 사다 주렵니다. 시험을 대신 봐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공부하는데 옆에 있어 줄 수도 없고... 그냥 안타까운 마음만 담아, 시험 끝났으니 향기나 실컷 맡으라고 꽃을 주려고 합니다.
제 딸은 요즘 한창 사춘기입니다. 그럼에도 게정치지 않고 (게정 : 불평을 품고 떠드는 말과 행동) 어기대지도 않으며, (어기대다 : 순순히 따르지 아니하고 못마땅한 말이나 행동으로 뻗대다. ) 대받지도 않습니다. (대받다 : 남의 말에 반항하여 들이대다.) 그렇다고 수제비태껸을 하지도 않습니다. (수제비태껸 : 버릇없이 함부로 대듦. 또는 그런 말.) 그러니 부집하지 않아 나중에 후회할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부집하다 : 함부로 말을 하면서 싸움.)
지안아 고맙다. 지금은 공부가 힘들겠지만, 다 커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잘 지내자. 공부는 학생 때만 하는 것이 아니란다. 너 봐서 알듯이 아빠는 지금도 공부하고 있고, 가끔 시험도 보지 않니. 공부를 한꺼번에 다 해치우려 하지 말고, 삶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받아들이자. 모레 토요일에 1박 2일로 놀러 갈 생각하면서, 시험 마무리 잘하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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