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허겁지겁과 헝겁지겁]
안녕하세요.
어제 점심때 텔레비전으로 김연아 선수를 보셨나요?
저는 점심을 좀 늦게 먹는 바람에 허겁지겁 달려와서 일터에서 동료와 같이 텔레비전을 보고 헝겁지겁 오후 일을 했습니다. (억지로 만들다 보니 조금 어색하네요. ^^*)
허겁지겁이라는 낱말은 다 아실 겁니다. "조급한 마음으로 몹시 허둥거리는 모양."을 뜻하는 어찌씨(부사)입니다. 허겁지겁 달려오다, 허겁지겁 도망치다, 허겁지겁 뛰어들다처럼 씁니다.
허겁지겁과 비슷한 '헝겁지겁'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너무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거리는 모양."을 뜻하는 어찌씨입니다. "너무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거리는 짓."이 '헝겁'인데, 이 헝겁의 어찌씨가 헝겁지겁입니다. 그는 아내가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에 헝겁지겁 병원으로 달려갔다처럼 씁니다.
어제 저는 밖에서 점심을 먹고 방송 시간에 늦지 않게 '허겁지겁' 일터로 돌아와서 텔레비전에서 김연아 선수 경기를 보고 기쁜 마음에 '헝겁지겁' 오후 일을 했습니다. ^^*
김연아 선수가 내일도 잘하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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