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123(성제훈)

우리말) 아닐 수 없다

튼씩이 2017. 7. 14. 16:07

아름다운 우리말

2017. 7. 14.(금)

.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아닐 수 없다 - 성기지 운영위원
말을 하다 보면 때로는 군더더기를 붙여 말하기도 하고, 서툰 표현으로 논리성이 갖추어지지 않을 때도 더러 있다. 언제 어느 때든 우리말을 효율적이고도 간명하게 사용하려는 노력이야말로 개인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우리말의 오롯한 전승과 발전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요즘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 무역 관련 단체들이 의견서를 내고 있는데, 이를 보도하는 기사 가운데 “단체의 주장이 담겨진 글에는…”과 같은 문장이 눈에 뜨인다. 그뿐 아니라 많은 기사와 공문서에서 “~가 담겨진”이란 표현을 볼 수 있다. ‘담다’를 피동형으로 쓰면 ‘담기다’가 되고, 관형형으로는 ‘담긴’이 된다. 그런데 ‘담기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서인지 이 말을 ‘담겨지다’, ‘담겨진’으로 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때의 ‘-어지-’는 군더더기일 뿐이다. “단체의 주장이 담겨진”은 “단체의 주장이 담긴”으로 해야 효율적이다.

기사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투 가운데 ‘~가 아닐 수 없다’라는 표현이 있다. “중요한 국가적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라든지, “새 정부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와 같은 말들이 그렇다. 이런 말들은 뜻을 간명하게 드러내야 하는 기사문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도둑질한 사실이 분명히 드러난 사람을 보고 “너는 도둑이 아닐 수 없다.”라고 하면, 언뜻 듣기에 뜻을 강조한 것 같아도 사실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모호해지고 논리성이 없게 느껴질 뿐이다. “중요한 국가적 관심사다.”, “새 정부에 큰 부담이다.”처럼 간명하게 뜻을 나타내야 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1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썩이다와 썩히다]

안녕하세요.
눈길에 일터에는 잘 나오셨는지요. 눈이 내릴 때 보면 좋은데 뒤끝이 이렇게 별로입니다.
그래도 겨울에는 눈이 내려야겠죠? ^^*
날씨가 너무 추워서 그런지 아침부터 컴퓨터가 속을 썩이네요. 쩝...
오늘은 '썩이다'와 '썩히다'를 갈라 보겠습니다.
'썩이다'는 걱정이나 근심 따위로 마음을 몹시 괴로운 상태가 되게 하다는 뜻입니다.  
'섞다'의 사동사입니다.
골머리를 썩이다, 부모님 속을 썩이다처럼 씁니다.

'썩히다'는 부패하다는 뜻과 재능을 못 쓰다는 뜻이 있습니다.
먹을거리를 썩히는 것이고, 능력 있는 사람이 일을 안 하면 솜씨를 썩히는 것이죠.
어찌 보면 우리가 기계에 너무 매달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없으면 우리는 거의 일을 못하잖아요.
우리가 기계를 다루는 게 아니라 기계가 우리를 다룬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누리그물(인터넷)에 돌아다니다 보니 독일에 사시는 분이 올린 글이 있네요.
'우리말, 문화, 우리나라 그리고 나'라는 제목의 글인데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보내드립니다.
http://www.berlinreport.com/bbs/board.php?bo_table=column&wr_id=13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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