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가족과 식구
한가위가 사이에 낀 기나긴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무척 설레는 때이다. 나라 밖으로 또는 나라 안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을 테지만, 더러는 가족과 함께 모처럼 만의 휴식을 꿈꾸는 이들도 있겠다. 그런데 ‘가족’과 ‘식구’는 어떻게 다를까? 일상생활에서 이 두 낱말은 거의 구분 없이 쓰이기 때문에, 그 뜻 차이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가족’은 한 집안의 친족, 곧 어버이와 자식, 부부 따위의 혈연관계로 맺어져 한 집안을 이루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말이다. 몇 십 년 동안 멀리 떨어져 살더라도 혈연관계에 있으면 모두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서 ‘식구’는 한 집안에서 함께 살며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이산가족이었던 아버님이 돌아오셔서, 이제 우리 집 식구도 한 사람 늘었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때에는 앞의 ‘가족’과 뒤의 ‘식구’를 서로 맞바꾸어 쓸 수가 없다. 또, ‘식구’는 ‘가족’과 달리, “우리 사무실 식구가 벌써 열 명이 되었다.”처럼 한 단체나 기관에 딸려 함께 일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가족이나 식구나, 한 울타리 안에서 의식주 생활을 함께 영위한다는 점에서는 ‘집’이라는 공간이 중요하다. 하지만 가족은 꼭 한 집에 살지 않아도 성립하는 관계인 반면, 식구는 그렇지 않다. 하숙생이나 잠시 머무는 손님이라면 대가를 지불하든 않든 식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가족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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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멋쩍다] 안녕하세요.
요즘 날마다 중국 상하이 외교관 이야기로 뜨겁네요. 어제저녁에 동료와 자리를 같이 하고 있는데 옆 자리에서 상하이 외교관들을 호되고 나무라며 모든 공무원을 싸잡아서 욕하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멋쩍더군요. 저는 깨끗한 공무원이요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듣고 있자니 민망하고... 그래서 그냥 그 자리를 나와버렸습니다. ^^*
어제 보내드린 편지에서 '연루하다'보다는 '버물리다'를 쓰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댓글에 걸리다, 얽히다, 줄대다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신 분이 계시네요. 고맙습니다. ^^*
오늘은 멋쩍다를 알아볼게요. '멋쩍다'는 "하는 짓이나 모양이 격에 어울리지 않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입니다. 어색하고 쑥스럽다는 뜻이죠. 그는 자신의 행동이 멋쩍은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어 보였다, 나는 그들을 다시 보기가 멋쩍었다처럼 씁니다.
문제는 '멋적다'가 아니라 '멋쩍다'라는 겁니다. '멋적다'를 '멋'이 '적다'로 가를 수 있다면 '멋적다'로 쓰는 게 바르지만, 그렇게 가를 수 없다면, 곧, 양이 많지 않다는 뜻이 없다면, 소리나는 대로 쓰는 게 바릅니다. 따라서 '멋쩍다'로 써야 합니다.
그런 낱말은 객쩍다, 겸연쩍다, 맥쩍다 따위가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날씨가 좀 풀리려나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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