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민요 성주풀이에 나오는 제비원의 이천동 석불

튼씩이 2015. 10. 30. 14:29

“에라 만수 / 에라 대신이로구나 / 성주야 성주로다 성주 근본이 어디메뇨 / 경상도 안동땅의 제비원이 본이 되야 / 제비원에다 솔씨 받어 동문 산에다 던졌더니” 위는 집터를 지키고 보호한다는 성주신에게 성주제를 지낼 때 무당이 굿을 하면서 부르던 노래인데 지금은 민요로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안동땅 제비원을 아시나요?

제비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길손들이 편히 쉬면서 술과 음식을 먹었던 원(院)이 있었던 곳입니다. 조선 말기까지도 제비원을 중심으로 주막이 즐비했었지요. 봄철의 제비를 연상시키는 제비원은 안동시 북쪽 이천동 태화산 기슭을 말하며 이곳에는 보물 제115호 안동 이천동 석불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신라 선덕여왕 3년(634년) 명덕(明德)이란 사람이 세운 연미사(燕尾寺)라는 절이 있고 산기슭에는 커다란 깎아지른 화강암 절벽에 사람 키의 대여섯 배나 되는 부처상이 새겨있습니다. 불교가 들어오기 전에는 성주풀이를 하는 토속신앙터로 자리 잡았고 불교 유입 뒤에는 자애로운 부처님의 영험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각자의 소원을 빌었겠지만 오늘도 두 눈을 지그시 감은 돌부처님은 말없이 즈믄해(천 년)의 세월을 이겨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