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123(성제훈)

우리말, 불빛 비칠 때와 비출 때

튼씩이 2016. 1. 25. 17:2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1. 22.(금요일)

.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불빛 비칠 때와 비출 때-성기지 운영위원
맹추위가 기승을 떨치고 있다. 길 가는 행인들은 잔뜩 움츠린 채 앞만 보며 걷는다. 머리 위의 하늘과 멀리 앉아 있는 산에 눈길이 가려면 이 추위가 물러가고 봄볕이 들어야 하니, 아직 한 달 넘게 추위를 겪어내야 한다. 비록 추운 날씨지만 그래도 한낮에는 볕이 드는 곳이 있다. 빛은 눈에 밝게 보이는 것인 데 반해, 볕은 몸으로 느끼는 따듯한 기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빛은 눈부시고 볕은 따스하다. ‘빛’과 ‘볕’의 경우처럼 ‘비치다’와 ‘비추다’ 또한 형태가 비슷하여 헷갈리기 쉽다.

‘비치다’는 “빛이 나서 환하게 되다”는 뜻이다. 가령, “어둠 속에 불빛이 비치다.”, “밝은 빛이 창문으로 비치고 있다.”와 같이 쓰일 때는 모두 ‘비치다’이다. 또, ‘비치다’는 “빛을 받아 모양이 나타나 보이다”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번쩍이는 번갯불에 어떤 사람의 모습이 비쳤다.”와 같은 예가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이에 반하여, ‘비추다’는 “빛을 내는 대상이 다른 대상에 빛을 보내어 밝게 하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예를 들어, “손전등을 비추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이 마루를 비추고 있었다.”와 같은 경우에는 모두 ‘비추다’로 써야 하는 것이다. 또, “거울에 얼굴을 비추어 보았다.”처럼, “빛을 반사하는 물체에 어떤 물체의 모습이 나타나게 하다”는 뜻으로 쓰일 때도 ‘비추다’가 맞다.

고맙습니다. ^^*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문제를 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저녁 7:08, KBS뉴스에서 국회 개회를 두고 '지리한 공방'을 한다고 했습니다.
지리하다는 낱말은 없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되어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는
'지리하다'가 아니라 '지루하다'입니다.
잠시 뒤 7:16, 방송사 직원들과 '승강이'를 했다고 했습니다.
이건 맞습니다.
실랑이가 아니라 승강이가 맞습니다.
실랑이는 "이러니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남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일"이고,
승강이는 "서로 자기 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이므로
뭔가를 두고 서로 다투는 것은 승강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거의 모든 방송에서 실랑이라고 쓰는데 어제 KBS에서 제대로 쓰셨네요. 고맙습니다. ^^*

약속대로 오늘은 문제를 내겠습니다.

지난 주말에 수원 광교산 부근에 갔다가 우연히 제비를 봤습니다.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제비를 그곳에서 보니 좋더군요.

오늘은 제비 문제를 내겠습니다.
아래 낱말 가운데서 사전에 오르지 못한 낱말을 찾으시는 겁니다.
1. 제비턱
2. 제비초리
3. 제비추리
4. 제비족
5. 제비꽃
6. 제비꿀
7. 제비집
8. 제비갈매기
9. 제비부리
10. 제비

위에 있는 낱말 가운데 딱 하나만 사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 낱말을 맞히시는 게 오늘 문제입니다.
댓글로 정답을 달아주신 분 가운데 먼저 보내신 세 분께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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