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123(성제훈)

우리말) 초치

튼씩이 2016. 2. 29. 16:1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25.(목요일)

 

 

 

 

안녕하세요.

어제는 오랜만에 편하고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면접도 잘 마쳤고, 방송도 무난하게 끝냈습니다. ^^*

오늘 아침 뉴스에 보니 대부분 언론에서 '외교부, 중국대사 초치'라는 제목이 보입니다.

외교부가 우리나라 국방 문제를 언급한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따졌다는 기사입니다.

'초치'

주로 외교에서 쓰는 말로 상대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할 일이 있을 때 불러들인다는 뜻입니다.

언론에서 굳이 이런 낱말을 써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외교부에서 그런 낱말을 써서 언론이 그대로 받아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론은 흔히 말하듯 중학생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에서 글을 써야 합니다.

그래야 일반 사람들이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만 쓰는 낱말을 쓰면 국민과 따로 놀며 권위의식 속에서 살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저라면

'외교부, 중국대사 초치'

'외교부, 중국대사 불러 엄중 항의'

'외교부, 중국대사에게 따져'라고 하겠습니다.

초치, 엄중, 항의 모두 한자이지만, 엄중이나 항의는 자주 써서 우리 눈과 귀에 익은 낱말입니다.

그러나 초치는 다릅니다.

국민들에게 어려운 한자 쓰기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면, 잘 쓰지 않는 낱말을 골라 써서 국민들 주눅 들게 할 뜻이 없다면,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풀어 써주는 게 언론의 도리라고 봅니다.

날씨가 좀 풀린 것 같습니다.

늘 건강 잘 챙깁시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도리기와 도르리]

 

안녕하세요.

비가 많이 내리네요.

어제 낸 문제 답은 '원산'입니다.
원산에 왜 "안경테의 두 알을 잇는 부분."이라는 뜻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매주 수요일에 저녁을 주지 않습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서 식구들과 함께하라는 말인지, 아니면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주위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라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어제저녁은 제가 저희 기획실 식구들에게 신고식을 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면서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

 

우리말에 '도리기'라는 게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나누어 낸 돈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나누어 먹음. 또는 그런 일."을 뜻합니다.
국수 도리기/묵 도리기/술 도리기라고도 하고,
'도리기하다'꼴로도 씁니다.
물 다 대걸랑 둘이 반반씩 돼지나 한 마리 도리기해서...처럼 씁니다.

 

비슷한 소리로 '도르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음식을 차례로 돌려 가며 내어 함께 먹음. 또는 그런 일."을 뜻합니다.
국수 도르리, 한 집에 가서 보니 동네 사람 네댓이 모여 앉아서 쇠머리 도르리를 하는데 정작 술이 없데그려...처럼 씁니다.

'도리기'와 '도르리'는 뜻이 비슷해 보이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습니다.

도르리는 혼자 내서 여럿이 나눠 먹는 것이고,
도리기는 여럿이 내서 같이 나눠 먹는 것입니다.

돈을 낼 때 혼자 내는지 여럿이 나눠내는지에 따라 나눌 수 있습니다.

어제저녁은 제가 도르리했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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