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누이 - 김정현

튼씩이 2012. 10. 22. 17:19



영순은 5남매의 장녀로, 초등학교를 마친 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미싱공 보조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남동생 강우가 성공하는 것만이 자신의 행복이라 생각하며 시작한 공순이 생활에서 시작해, 동생의 폭력 합의금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들어간 요정을 거쳐 술집 작부까지 했고, 강우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억지 결혼까지 하지만, 남편의 계속되는 폭력과 나쁜 길로 빠져가는 아들로 인해 불행한 삶이 이어진다.

퇴직과 사업실패로 잘 나가던 동생이 어려워지자 산동네에서 손주들을 돌보며 목욕탕 때밀이로 번돈을 동생에게 아낌없이 주지만, 동생은 그런 누이를 창피해하며 누이의 희생에 대한 채무감을 이유로 누이와의 관계는 소원하기만 하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모든 것을 포기했지만, 가족에게 무시당하고 남편과 자식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오직 한 사람 봉제공장 시절부터 영순을 지켜봐 온 종배만이 영순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간경화 진단으로 삶의 끝에 다다른 영순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자 한다.

 

어려웠던 시절, 가난했던 가족을 위해 누군가 한 사람은 희생을 해야만 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모두가 외면해 버린 누이.

오직 하나 가족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기만을 바라며, 공순이에서 시작해 술집까지 흘러들어간 그 때 그 시절에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우리들 누이의 이야기가 오랜만에 눈물샘을 자극한다. 서재에 앉아 혼자 책을 보는데 자꾸만 눈물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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