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 아침 여덟 시. 파리경찰청 강력계 팀장 알리스와 재즈 피아니스트 가브리엘은 각각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묶인 상태로 공원의 숲속 벤치에서 잠을 깬다.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이로 한 번도 만난 기억이 없다. 전날 저녁 알리스는 친구들과 파리의 샹젤리제에서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고 차를 세워둔 주차장까지 걸어간 게 생각나지만 이후의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가브리엘은 전날 더블린의 재즈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두 사람은 어쩌다가 그토록 황당하고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까? 알리스의 셔츠에 묻어 있는 혈흔은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 묻은 누구의 피일까? 알리스가 휴대하고 있는 총은 평소 자신이 사용하던 시그사우어가 아니고, 탄창에 든 총알이 한 개 비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알리스와 가브리엘은 지갑도 휴대폰도 없이 센트럴파크에 있다. 그들은 즉시 한 팀이 되어 뒤죽박죽 얽혀 있는 실타래를 풀어가기 시작한다. 알리스는 가장 먼저 강력계 동료 형사 세이무르에게 전화해 지난 밤 파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게 한다.
소설은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된다. ‘나는 기억한다’라는 제목을 통해 진행되는 알리스의 과거 이야기와 현재 뉴욕에 있는 알리스와 가브리엘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벌이는 이야기이다. 어느 순간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는 한 가지로 합쳐진다. 과거 이야기는 주로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진다. 연쇄살인범은 혼자 사는 젊은 여성을 살해 대상으로 삼고 있고, 언제나 동일하게 나일론스타킹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다. 희생자들은 연쇄살인범과 평소 알고 지낸 사이인 듯 늦은 밤에 자진해서 문을 열어주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프랑스 경찰은 중앙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매진하지만 범인을 검거하는데 실패한다. 알리스는 수사팀에서 배제되었지만 첫 번째 희생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라 책임감을 회피할 수 없다. 알리스는 동료형사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은밀하게 수사를 펼친다. 그러던 중 마침내 사건의 비밀을 캐내는데 성공해 범인의 집을 급습하지만 오히려 칼로 복부를 난자당한다. 그 바람에 임신 7개월째 접어들었던 아기가 숨지고, 그녀 또한 목숨이 경각에 달하는 위기에 봉착하는 한편 놀라 병원으로 달려오던 남편이 교통사고를 통해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는데……. - YES24 책소개에서 -
주인공 알리스가 기절한 후 깨어나서부터 시작되는 상황설명이 반전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다소 황당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센트럴파크에서 깨어난 이후 가브리엘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알리스의 형사로서의 자긍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가브리엘은 정체성을 모호하지만 알리스와 같이 상황을 해쳐나가기 위해 힘을 모으는 듯 보였지만, 이후 결론은 반전이라기 보다는 허탈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보인다. 알리스의 알츠하이머 병에 대한 인식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과정과 방법에 대해 가타부타 할 마음은 없지만 전반부에서 종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비해 결론이 주는 허전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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