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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려인마을, 항일투쟁 다룬 고려인 소설 원본 최초 공개

튼씩이 2019. 4. 14. 11:21

일제 강점기던 1920년 만주에서 일제의 철도부설금을 빼앗아 독립군을 무장하려 한 철혈광복단의 '십오만원 탈취사건'을 다룬 고려인의 첫 한글 소설의 원본이 광주고려인마을이 진행하는 '연해주 항일독립운동 전시회' 에서 국내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 '좋은 놈, 나쁜놈, 이상한놈'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십오만원 탈취사건'은 그동안 수기 등으로 국내에 이야기가 전해져 왔으나 사건 전말을 다룬 소설의 원본이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 책은 실존인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여져 당시 우리나라 항일 운동사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강제이주된 고려인이 쓴 첫 소설인'십오만원사건'은 1964년 카자흐스탄 알마아타(알마티주 주도 알마티의 옛 이름)의 카자흐 국영 문화 예술 출판사에서 출판됐다.

저자인 김준(1900~1979)은 카자흐스탄 공화국 크질오르다 시에서 창간된 한글신문 '레닌기치'(현 고려일보)의 기자였다.

김준은 1955년 '십오만원사건' 집필을 위해 이 사건 인물들이었던 윤준희, 림국정, 최봉설, 한상호, 박웅세, 김성일 중 유일한 생존자인 최봉설(최계립으로 개명)을 만나 당시의 전말과 인물들을 취재했다.

만주 와룡촌에서 성장한 최계립이 동지들을 만나 '십오만원탈취사건'을 기획, 실행하고 이후 살아남아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활약상이 담겼다.


최계립은 1919년 3월 13일 간도 용정 3.1만센운동 적극가담자였다. 1920년 1월 4일 임국정, 윤준희, 한상호, 등과 함께 일제가 회령에서 용정으로 호송하던 15만원(독립군 5천명을 무장시킬 수 있는 현재 시가 150억)을 탈취 후 무기를 구입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톡에 갔다가 엄인섭의 밀고로 체포되어 이듬해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사형을 당했다.

최계립은 체포과정에서 중상을 입었으나 극적으로 탈출했다. 1621년 12월에는 한운용 중대의 이만전투에 참가해 605명의 백위파군을 궤멸시키고 중대원 51명중 49명이 전사했는데 그때 최계립은 몸 3곳에 관통상과 42곳에 총검자상을 입고 기절했다가 다음날 구조됐다.

1922년 2월에는 혁명국 제6한인연대 6중대장이 되어 영하 40도의 혹한속에서 연해주 내전사상 가장 치열했던 블로차엡카 전투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리고 1937년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됐다.

한편, 십오만원 탈취사건은 2008년 정우성, 이병헌 등 국내 최고의 스타들이 열연하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 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