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이울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꽃이나 잎이 시들다."는 뜻으로 '꽃이 이울다, 감꽃이 하얗게 이울 때쯤이면 아이들은.., 흙먼지를 쓰고 이울어 가던 보리들은...처럼 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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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
주말에 해남과 천안을 오가며 꽃 구경 잘했습니다. 좀 가까이 가서 보니 벌써 꽃이 지고 있더군요. 아직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꽃이 벌써 이우네요. 안타깝습니다.
우리말에 '이울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꽃이나 잎이 시들다."는 뜻으로 '꽃이 이울다, 감꽃이 하얗게 이울 때쯤이면 아이들은.., 흙먼지를 쓰고 이울어 가던 보리들은...처럼 씁니다.' "점점 쇠약하여지다."는 뜻도 있습니다. '국운이 이울다'처럼 쓰죠. "해나 달의 빛이 약해지거나 스러지다."는 뜻으로도 씁니다. '이운 달빛, 그들은 보름을 지나 이울기 시작하는 창백한 달이...'처럼 씁니다.
꽃이 피면, 언젠가는 이우는 게 자연의 원리겠지만, 그래도 꽃은 오래 보고 싶습니다. ^^* 너무 지나친 욕심인가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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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엣지있게 편집하라고?]
안녕하세요.
요즘 주말에 SBS에서 스타일이라는 연속극을 합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면 가끔 보는데
왜 그리 천박한 말이 많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힘이 있다면 저는 그 방송 못 하게 만들겠습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청담동 오픈 바디"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좀 헤픈 여자를 뜻하는 것 같습니다.
전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body는 바디가 아니라 보디라고 읽는 게 외래어표기법에 맞습니다.)
또 주인공은 말끝마다 '엣지'라는 말을 합니다.
엣지있게 편집하라고 하더니 요즘은 엣지남, 엣지녀라는 말도 나오더군요.
도대체 왜 그런 말을 만들어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엣지라고 쓰지 않고
말에 따라
날이 살아 있게, 개성 있게, 특색 있게... 뭐 이렇게 하면 안되나요?
그렇게 엣지를 안 쓰고 말하면 연속극 '엣지'가 죽나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연속극이라면 전파 낭비 하지말고 그만 문을 닫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제가 욕을 들을지는 모르지만,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이런 방송 때문에 우리말이 병들어 죽습니다.
방송국의 마음이 올바르고 얼이 제대로 서 있다면
이런 연속극은 방송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제 아내는 이 편지를 쓰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남들 좋아하는 연속극에 대고 말 잘못하면 큰코 다친다고...
아내 뜻을 거스른 편지를 보냈으니 오늘 저녁에 혼날 것 같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