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이라면 다른 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문화와 역사를 잘 이해해야만 한다. 이번 조치는 올바르지 못했다. 한국 누리꾼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중국·일본의 역사왜곡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가 한복 동북공정 논란을 일으킨 중국 게임 '샤이닝니키' 개발사 페이퍼게임즈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페이퍼게임즈는 지난 5일 '샤이닝니키' 국내 서비스 종료를 예고했다. 일부 국내 여론이 게임 내 콘텐츠로 중국을 모욕하는 것이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이 서비스 종료의 이유다.
샤이닝니키는 지난 10월29일 국내 출시된 게임으로 이용자는 3D캐릭터의 머리스타일부터 의상, 메이크업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각 의상마다 점수가 부여돼 대결을 펼치는 식이다. 게임이 지원하는 의상이 1000여종에 달하면서 국내에서도 다수의 팬층을 확보한 상태였다.
그러나 게임사가 지난 2일 '한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을 선보이며 문제가 생겼다. 페이퍼게임즈는 국내 게임 출시를 기념하며 중국 서버에 '한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 '품위의 가온길 '세월 속 한울'을 선보였다. 이 아이템은 지난 4일 국내 서버에도 출시됐다.
해당 의상을 본 일부 중국 이용자는 "한복은 중국 의상인데 게임이 제대로 표기를 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이를 중국 정부에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졌다. 이들은 "한복은 한국의 전통의상이 아닌 중국 명나라의 '한푸' 그리고 중국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의상'"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여론이 악화되자 페이퍼게임즈는 지난 5일 해당 의상을 파기·회수 조치하고 모두 환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이용자에겐 당황스러운 결정이었다.
이에 국내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한복 동북공정론도 문제지만 게임 개발사의 대응이 황당하다"는 의견과 함께 "페이퍼게임즈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고 막장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의 글이 이어졌다.
샤이닝니키에 대한 국내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페이퍼게임즈는 지난 5일 늦은 저녁 '서비스 종료'라는 초강수를 뒀다. 페이퍼게임즈는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언론과 행위를 단호히 배격하고 국가의 존엄성을 수호한다"며 "11월6일부터 게임 다운로드와 결제가 차단되며 12월9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서 교수는 "이번 논란의 중심인 페이퍼게임즈 측에 항의 메일과 함께 중국어로 된 한복의 역사 및 생활속에 살아있는 한복 문화 등을 첨부해 줬다"며 "메일을 통해 '글로벌 기업이라면 타 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문화와 역사를 잘 이해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올바르지 못했고 한국 누리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만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중국이 아리랑을 (중국) 국가 문화유산으로 등재했고, 최근에는 한국 최초의 창작 동요인 '반달'을 한 TV 프로그램에서 중국의 조선족 민요로 소개하는 등 '문화 동북공정'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며 "중국이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하게 짚어주고 적극적인 대응을 해 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경덕 교수는 이번 일을 통해 전 세계에 한복을 제대로 알릴 계기로 보고, 한복에 관한 다국어 영상을 제작해 전 세계에 홍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