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쓴 우리말 편지입니다.
[밀월여행]
안녕하세요.
눈이 많이 내렸는데 일터에는 잘 나오셨는지요. 저는 아침부터 아들과 밖에 나가 눈밭을 좀 뒹굴다 일터에 나왔습니다. 고작 5분 정도 놀았는데 애가 무척 좋아하네요. 제가 이렇게 조금만 시간을 내면 되는데 왜 그게 잘 안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오늘 아침 6:55 MBC 뉴스에서 연기자 권상우 씨가 밀월여행을 갔다고 했습니다. 밀월여행에서 밀월은 영어 허니문(honeymoon)에서 왔습니다. honey가 꿀이고 moon이 달이잖아요. 그래서 꿀 밀(蜜) 자와 달 월(月) 자를 써서 밀월여행이라고 합니다. 꿀같이 달콤한 결혼 바로 뒤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겠죠. 그러나 밀월여행은 '蜜月여행'이지 '密越여행'이 아닙니다. 곧 달콤한 신혼여행을 뜻하지, 몰래 다녀오는 여행이라는 뜻은 없습니다.
7:24 KBS뉴스에서 누군가와 인터뷰를 하면서 '나이롱 환자'라는 말을 했습니다. 인터뷰하시는 분이 그렇게 말했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폴리아마이드 계열의 합성 섬유는 '나이롱'이 아니라 '나일론'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정부기관 같던데, 그런 곳에서 인터뷰하시면서 '나이롱 환자'라는 낱말을 쓴다는 게 조금은 거슬렸습니다. '가짜 환자'라고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올해가 하루 남았네요.
늘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