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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09년에 쓴 우리말 편지입니다.
[사뜻하다]
안녕하세요.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일터에는 잘 나오셨는지요.
아침에 텔레비전에서 '긴급 제설작업'이라는 자막이 나오자 초등학교 1학년 딸내미가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더군요. 눈을 치우는 것이라고 말했더니, "아 그럼 '빨리 눈 치우기'나 '빨리 눈 치워'로 쓰면 되겠네요."라면서 씁쓸한 듯 웃더군요. 아빠로서, 기성세대로서 참으로 창피했습니다.
저는 기획실에서 일하다 보니 일터에 나올 때 양복을 입습니다. 양복이 세 벌 있고 그것을 매일 번갈아 가면서 입는 거죠. 이 가운데 하나는 13년째 입고 있어서 바짓단이 다 해어졌고, 주머니 쪽 옷감이 닳아 안에 있는 흰 부분이 보일 정도입니다. 며칠 전에 장모님께서 바짓단과 주머니 부분을 바꿔주셔서 양복이 사뜻해졌습니다. ^^*
우리말에 '사뜻하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깨끗하고 말쑥하다"는 뜻입니다. "보기에 시원스럽고 말쑥하다.", "기분이나 느낌이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뜻의 '산뜻하다'와 비슷합니다. 마음이 사뜻하다, 옷차림이 사뜻하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산뜻하고 사뜻한 옷차림으로 멋을 내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추위는 막을 수 있게 입는 게 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새뜻하다'는 새롭고 산뜻하다는 뜻입니다. |